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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常務(상무)
목은  |  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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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0.21  11: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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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 빨간 우리들의 ‘삐에로’ 술상무는 오늘밤에도 ‘네온’이 명멸하는 이태원에서, 영동에서 술을 냉수 마시듯 들이키면서 흘러간 옛노래 한 곡조를 뽑고 있거나, 아니면 꼽추춤을 추고 있음이 분명하다.

나으리가 박수를 치고 이빨을 드러내며 정신없이 웃어댈때까지 우리들의 ‘삐에로’ 술상무는 이런 몸짓을 계속하는 것이다. 마음의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있는 사람이라도 한번 웃어제끼고 난 뒤면 누에가 고치실을 줄줄이 토해내듯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 할지라도 술술 풀린다는 것을 술상무는 오랜 경험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사람들이 말하는 술상무는 술을 대신 먹어주는 역을 맡은 손아래 사람인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술상무는 그의 회사제품을 대량 납품해야하는, 또는 기백억원짜리 공사를 경쟁회사를 물리치고 따야하는 영업직 중역들이다. 이른바 업무상무들이다.

술상무는 오늘밤도, 내일밤도, 그 독한 양주를 들이키며 ‘마이크’를 잡고 흘러간 옛 노래부터 ‘팝송’에 이르기까지 ‘메드리’로 엮어 만능 가수가 된다. 꼽추춤, ‘고고’ ‘디스코’ ‘허슬’ 만능 춤쟁이, 남자 기생이 된다.

모셔다 놓은 나으리가 발주처의 계약과장이라도 좋고, 구매과장이라도 좋고, 경쟁회사의 결정권에 영향력이 막강한 사주의 사돈이라도 좋다. 술상무는 이들을 무너뜨려 공사를 따면 되는 것이고, 납품만하면 되는 것이다.

술상무는 병으로 마셔도 취하질 않는다. 나으리의 변덕스러운 기분의 움직임을 재빨리 알아채고 입속의 혓바닥처럼 맞장구를 쳐야하니까, 적절한 기회를 잡아, ‘잘 부탁드립니다’ 이말 몇 번은 해야 하니까.

어렵사리 술자리까지 끌어내어진 나으리 앞에서 그가 취해 해롱대롱 횡설수설을 떨어대면 모든 것이 끝장, 이미 이쯤 되면 술상무의 자격은 없는 것이다. 술상무의 신조는 첫째, ‘술은 말술을 먹되 취하지 말라’ 둘째, ‘옆에 앉은 여자파트너에게 분에 넘는 관심을 갖지 말라’ 셋째, ‘자기자랑을 말라’ 마지막으로 ‘오늘밤, 이 자리의 모든 영광은 나으리에게’로 되어있지 않는가.

나으리가 ‘이제 그만…’ 풀려있던 허리띠를 챙기고 옆자리 ‘호스테스’의 어깨에 실린 채로 밖으로 나가면 우리들의 ‘삐에로’ 술상무는 이제 취해도 좋다. 병으로 마셔댔던 술이 한꺼번에 취해버리는 것이다. 그의 운전수 등에 업혀 그의 차 뒷자리에 팽개쳐진다. 이윽고 그의 침실에 팽개져지고…날이 밝아 햇살이 빛나는 이날, 술상무는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있음이 분명하다.<198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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