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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벌점 규제 강화가 부당한 이유
최무근 기자  |  cmkcap@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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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4  14: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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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건설공사 부실벌점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나서자 건설산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건설관련단체들이 전부 연명하여 청와대, 국토교통부, 국회 등에 탄원서를 제출한데 이어서, 각각의 건설사업자들도 탄원서를 산처럼 모으고 있는 형편이다.

이를 두고 혹자는 공사를 부실하게 한 건설사업자를 규제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우선, 부실을 판단하는 잣대부터가 명확한 기준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기준을 마련하기도 어렵다. “관리가 불량하다” “대책이 미흡하다” “보관상태가 좋지 않다” “계측관리가 소홀하다” 등 벌점 측정기준이 구체적이지 않고 모호하다. 발주기관 담당자의 자의적 판단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담당자가 우리 현장에 나타나는 날이 ‘마누라와 싸우고 나온 날’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담당자 개인의 성향에 국한되지 않고, 발주기관의 의도와 결합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발주기관에게 간접비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당 건설사업자의 모든 현장을 조사하여 대량의 보복성 벌점을 부과하는 경우, 발주기관의 설계오류로 인한 하자 보수를 거부하자 모든 현장에 이 잡듯이 부실벌점 조사를 하는 경우 등은 흔한 사례다. 건설사업자들이 손을 들지 않을 재간이 없다.

이렇게 모호한 기준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실벌점이지만, 부과 받는 건설사업자가 받는 타격은 실로 엄청나다.           

주택법령에는 벌점 1점이상은 골조공사 3분의 1이상 완료, 3점이상은 골조공사 3분의 2이상 완료, 5점이상은 골조공사 완료, 10점이상은 사용검사 후 분양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건설기술진흥법 시행령을 고쳐서 부실벌점 산정방식을 현행 ‘최근 2년간 점검현장 평균방식’에서 ‘합산방식’으로, 공동도급시 벌점부과 방식을 현행 ‘구성원 모두에 출자지분에 따라 부과’하던 것에서 ‘대표사에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

건설산업계는 이대로 법령이 개정되면 공사현장을 수십·수백개씩 운영하고 있는 중대형 건설회사들은 부과벌점이 현재보다 평균 7.2배, 최대 30배까지 많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파트 선분양은 꿈도 꾸기 어렵다는 예기다.

이 때문에 국토부는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번 개정안이 자연스럽게 후분양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또, 국가계약법령에는 벌점 20점 이상이면 벌점 규모에 따라 최소 2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공공공사 입찰참가를 제한할 수 있다. 건설사업자에게 공공입찰참가제한은 회사 폐업명령과 같다. 대단한 압박이 될 것이다.

부실한 시공은 제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모든 죄에 대한 처벌은 죄의 무게에 맞아야 한다. 부실인지 아닌지도 구별도 힘든 사안을 꼬투리로 벌점을 부과하고, 또 합산하여, 건설사업자를 존폐의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제도를 이렇게 쉽게 입안하는 정부의 처사가 기가 차다.

가뜩이나 국회에서 부정당제재, 영업정지, 면허등록취소 운운하며 죄에 비해 과도한 제재를 담은 입법안을 남발하는 바람에 건설산업계의 시름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건설산업의 실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국토교통부까지 이러고 있으니 실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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