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지난15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지방자치단체가 발주하는 262억원 미만(2013년1월1일 개정) 공사에 적용해오던 ‘지역의무 공동도급 기준’을 모든 공사로 확대하는 방안을 통과시켰다는 소식이다.

개정안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행안위 전체회의 및 법제사법위원회 심의를 거쳐 빠르면 26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전망이다.

지역의무 공동도급 적용 대상 확대 방안은 18대 국회에서도 지역중소건설업체 지원을 위해 행안위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심의까지 올랐지만, 타 지역업체의 참여기회 축소 및 입찰참여 건설사의 자유경쟁 제한 등 문제로 법사위에서 무산된 전력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우리는 지역의무 공동도급 대상 확대가 탐탁치 않다.
아니 현행 공동도급 제도의 운영실태 전반이 탐탁치 않다.

공동도급에 속한 지역 건설업체가 대부분 실제 공사에는 참여하지도 않고, 지분율의 몇%의 속칭‘부금’을 떼먹는 ‘떡쟁이’로 전락할 뿐인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행 공동도급제도는 중소건설업체 지원책이라는 명분 아래, 한개 공구를 여러 회사가 나눠먹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

지역의무공동도급이니 지역공동도급 가점이니 해서,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현장 여건이나 업체들의 보유기술, 업체간 협력체계와 관계없이 점수 되는 업체끼리 여럿 모이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는 시공은 대표사와 지분이 많은 한 두개 업체가 하고, 나머지는 지분 정산이나 하고 마는 것이다.

물론 공동도급 참여사가 시공에서 빠지는 것은 모두 불법이다.

지방의 대표업체들이 공공공사 수주를 위해 기술력을 쌓기 보다는 서울에 지사장을 두고 대형건설업체들에게 공동도급에 끼워달라고 읍소하게 만드는 것이 현행 공동도급제다.

공동도급 제도와 관련해서는 국회뿐아니라 정부기관들도 올 들어 합동으로 ‘공동계약제도 실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여 논의를 시작했다.

작년 감사원이 공동도급의 폐헤를 지적하고 관련기관 합동으로 공동도급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한 영향이다.

TF팀이 논의하겠다는 과제를 보면 △워크아웃업체들의 경영상태 재평가 방안 △철새업체 방지를 위한 지역업체 자격요건 합리적 마련 △구성업체 최소지분율과 최대구성원수 개선 △상위10개사간 공동도급 제한에 대한 법령근거 마련 △지역의무공동도급 최소지분율 조정 △지역ㆍ중소업체 참여도 및 가산평가범위 조정 △지분율에 따른 기술자 배치 등 참여형태 기준마련 △공동이행계획서 미제출 제재조항 마련 △정당한 지분율 변경 승인기준 마련 계열사간 지역의무공동도급 여부 확인방안 마련 등이다.

현행 공동도급 운영실태에 대한 문제점을 대부분 점검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참에 과연 정부 회계제도가 공동도급을 권장하는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도 심도있는 논의를 하길 바란다.

인위적인 공동도급 권장 조항들이 결국은 건설현장의 효율성을 하락시키고 책임소재를 불분명하게 해서 부실시공의 원인이 될수도 있다는 것에는 왜 정책당국자들이 눈을 감고 있는지 알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