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기록적 폭우를 계기로 4대강 보의 홍수 조절기능을 실증 평가하겠다고 나섰다. 4대강에 포함된 낙동강과 포함되지 않은 섬진강의 제방이 무너져 침수 피해가 컸다는 점에서 4대강 사업이 원인 제공을 했는지, 오히려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했는지 알아보겠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4대강 보가 홍수 조절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실증적 분석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조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물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는 “이번 홍수 때 각 댐의 유량 및 수위 관측이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따라서 분석하는데 시간이 그리 많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과거 정부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보는 홍수 예방효과가 없고, 오히려 홍수위(홍수 때 수위)를 일부 높여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점이다.
미리 결론부터 내린 것이다. 홍수 조절효과에 대한 실증분석은 뒷전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근거로 삼은 과거 조사도 정권에 따라 다르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국무총리실 산하 4대강조사평가위원회는 “주변 홍수위험지역 중 93.7%가 예방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감사원은 “4대강 사업의 홍수 피해 예방가치는 하나도 없다”고 했다. 더욱이 정부는 보의 해체가 필요하다며 4대강 유역의 녹조·수질·생태계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근혜 정부 때도 감사원이 4대강 사업과 홍수 예방이 큰 연관 없다고 했지만 4대강조사평가위는 홍수 위험이 줄었지만 계획엔 못 미쳤다고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권에 따라 같은 사안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서는 곤란하다. 더구나 이번처럼 아예 결론을 내려놓고 보의 홍수조절기능을 실증 평가하겠다는 것은 더 더욱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