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최저가낙찰제를 2012년부터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이상으로 확대하려던 기획재정부와 강력히 반대하던 건설업계간 힘겨루기 결과, 국회에서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2년 유예했었다.

벌써 세월이 흘러, 다시 내년부터 최저가낙찰제를 확대할 것인가를 두고 올해내에 결론내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당시 국회는 2년 유예하면서 기획재정부와 건설업계에게 서로 잘 논의해서 올해 전반기중에 방안을 마련해 오라고 주문했었다.

이에따라 기획재정부는 건설기술연구원에, 건설업계는 건설산업연구원에 각각 용역을 발주하고 논리 개발에 고민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건설산업연구원의 논문은 건설업계의 바람이 꽤 반영된 내용일 것으로 짐작된다

건산연은 최저가낙찰제가 본질상 저가 투찰이 당연하고, 실제로도 평균 낙찰률이 다른 입찰방식 보다 10%p 가까이 낮은 73%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저가낙찰제 하에서 원도급업체가 덤핑 투찰이나 저가로 수주하면서 그 손실이 하도급업체나 자재·장비업체, 근로자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최저가낙찰제 대신 종합평가방식을 해보자고 주장한다.

제시된 종합평가방식을 보니, 현재 최저가낙찰제 처럼 입찰자격사전심사(PQ)를 먼저 하고, 투찰가격을 저가심사로 평가하고는, 낙찰자 선정은 투찰가격점수와 기술력평가점수(제안서평가+계약이행능력평가)를 합산 평가한 종합평가로 선정하자는 것이다.

제안서 평가는 간이 VE제안서를 평가하는데, 입찰자는 발주자가 제시한 설계도서와 물량내역서를 검토하여 원가 절감이나 공기 단축 등이 가능한 시공 관련 아이디어를 제출받는다는 것이다.

또 계약이행능력평가는 공사 경험이나 기술자 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최종적으로 투찰가격 점수와 기술력평가점수를 가중치방식 또는 제산방식(기술력점수/가격점수)으로 합산해서 최종 낙찰자를 가리게 된다.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제도를 구상했겠지만, 복잡하고 어렵다.

평가방식이 복잡해지고 발주담당관에게 주워지는 권한과 책임의 범위가 어설플 경우, 항상 결과가 좋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 다소 걱정스럽다.

무엇보다도 건설업계가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반대하는 이유가 덤핑이라면, 어째서 낙찰률을 올리기 위해 이렇게 복잡하게 우회하는 방식을 사용해야 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낙찰률을 확보하는 방법은 입찰자격사전심사(PQ) 변별력을 강화하거나 실적제한을 강화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다.

더 직접적인 방법은 제한적최저가낙찰제를 도입하면 확실하다.

논문이 제시하고 있는 종합평가방식의 최고가치낙찰제란 어떤 뜻인지 궁금하다.

최고가치낙찰제(best value)는 ‘라이프사이클상 최대 효과를 창출할 기법’을 통칭하는 일반명사라고 듣기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