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의 절반 이상이 ‘예비타당성 운용지침’의 수행기한을 넘기고 있어 조사비용과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따라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사전 검토의견을 공개하여 깜깜이 예타조사 선정 기준을 개선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없애야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김포시갑)은 최근 3년간 예비타당성조사 사업을 분석한 결과 63건의 조사 중 절반 이상인 39건(62%)이 조사기간이 장기화돼 조사비용이 낭비됐다고 지적을 했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국가재정법’ 제38조의 규정에 따라 미리 예비타당성조사를 받아야하고, 기획재정부는 각 중앙관서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요구한 사업을 대상으로 내부검토와 자문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조사대상을 확정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조사를 요청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운용지침에 따르면 조사 요구 및 조사대상 선정 시 국가의 중장기 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 사업 부지나 노선이 확정되지 않아 사업계획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사업 등을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국가 차원에 우선순위와 실행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우선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확보하고 예비타당성조사 착수 후 사업계획 변경 등의 사유로 조사비용과 행정력 낭비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수행기간은 원칙적으로 9개월(철도부문 12개월) 이내이나, 기준에 따라 1회에 한해 3개월(철도부문 6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이에, 일반사업은 12개월, 철도사업은 18개월을 초과한 사업을 장기간 소요 사업으로 선정했다.

김주영의원은 28건의 장기간 소요 사업 중 국토교통부가 요청하고 2017년 2월에 선정된 원주천 하천재해 예방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는 2019년 11월에 종료되어 총 33개월 기간동안 1억 400만원의 조사비용으로 지침보다 1년 9개월이나 더 소요됐다고 밝혔다. KDI는 조사보고서에서 장기간 소요된 배경을 조사 수행 과정에서 사업수행주체로부터 자료 협조에 한계가 있었다고 지적했으며, 1년이나 더 걸린 환경부의 분뇨처리시설 설치 사업 또한 이와 같은 사유를 조사보고서에서 표기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진행중인 11개의 예비타당성 조사 모두가 이미 기한을 지나 장기간 조사중인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보건복지부가 요청한 대전의료원 설립 사업의 경우 지침보다 1년 6개월이 더 지났음에도 주무부처의 사업계획 변경으로 여전히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2018년 5월 감사원의 지적사항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요건 미충족 사업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여 조사비용을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고도 현재까지 개선된 것이 없다면서, 비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김주영 의원은 “기획재정부는 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로부터 선정요건, 계획의 구체성, 조사의 시급성 등의 사전 검토의견을 받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만 해도 조사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사전검토 결과를 공개하여 깜깜이 예타조사 선정 기준을 개선하고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없애야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