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혁신적이고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주택 공급 관련 기관들과 영상회의에서 “수요자가 선호하는 입지에 충분한 물량의 품질 높고 부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24차례나 부동산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집값이 폭등함에 따라 민심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서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을 보며 한숨만 내쉬고 있다.

집값 불안은 몇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전국 집값은 5.36% 올라 9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달 3.3㎡당 4천만원을 넘었다. 전셋값도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5개월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 가격은 거의 1억원 올랐다. 법 시행 직전 5년간 오른 가격과 비슷하다.

문 대통령 약속대로 혁신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올해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많은 부동산대책을 쏟아냈는데도 집값을 잡지 못한 것은 정책의 패러다임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것은 시장 원리에 따라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면 된다. 그러나 규제로 집값 상승을 누르겠다는 억지를 고집하면서 역효과만 초래하고 있다.

정부 정책이 먹히지 않으니 또 규제를 강화하고 그러면 가격이 더 오르는 규제의 역설이 부동산 시장에 만연해 있다.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대통령과 주무 장관이 급기야 공급 확대카드를 꺼냈다.  문제는 실효성이다. 기존 정책을 되풀이해서는 집값은 물론 전세난을 해결할수 없다.

지금이라도 실패한 정책에 미련을 두지 말고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충분한 공급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민간 공급을 늘리고 층수 제한도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 가장 좋은 건 시장에 맡기는 것이다. 수요가 있는 곳에 적절한 공급이 이뤄지면 집값오름세는 전셋값 폭등도 저절로 해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