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뇌물을 주거나 담합을 한 업체와는 당장 계약을 해지하고 추후 입찰참가도 제한하는 청렴계약제도를 6월부터 실시하겠다며 국가계약법시행령을 입법예고 했다.

또 시행령에는 부정당제재를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작년 개정한 국가계약법 후속조치에, 입찰 담합ㆍ뇌물 제공ㆍ서류 위조 등 계약 제도를 심대하게 저해한 행위는 과징금 부과 대상에서 제외키로 했다.

건설업계가 크게 실망했겠지만 일견 예상한 일이기도 하다.

재작년 부정당제재를 과징금으로 대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그 내용이 작년 국가계약법에 담길때 까지도 건설업계는 과도하고 중첩적이었던 건설업체에 대한 제재가 합리적으로 재조정되는 첫걸음이 시작됐다고 믿었다.

그러나 만연한 입찰참가 건설업체들의 허위서류 제출이 감사원으로부터 적발되면서부터 분위기가 바뀌더니, 4대강 담합, LH공사 최저가공사 유사입찰담합에 이어, 조달청 입찰에서 외주전산직원과 공모한 입찰참가 건설회사가 입찰서류CD를 바꿔치기해서 공사를 수주한 사실까지 적발되자 건설업계가 할말이 없는 처지가 됐다.

“뇌물과 담합행위가 적발되면 청렴계약서에 따라 즉시 계약 해지하고 입찰참가를 제한하겠다”
“뇌물과 담합 및 서류 위조가 적발된 업체는 과징금으로 대체할 수 없다. 원칙대로 부정당제재를 가해서 공공공사 입찰참가를 제한 한다”

이번에 나온 국가계약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에 담긴 메시지다.

부정당제재를 받을 경우 입찰참가 제한기간은 최대 2년이다.
건설회사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 없다.
수 십년 역사를 가진, 수백에서 수천명을 고용하고 있는 건설회사를 사실상 죽이게 되면 국가경제적 측면에서도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것이 부정당제재를 과징금으로 대체토록 하자는 건설업계 주장의 명분이었다.

그러나 이제 정부는 건설업계에게 “반복해서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는 이런 건설회사를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도록 봐주는 법을 만드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묻고 있다.

갈데까지 간 건설업계의 도덕 불감증에 대한 간접적인 경고로도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