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택임대차법이 지난해 7월 31일 시행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정부는 전세시장을 안정시키고 임차인을 보호하겠다며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의 정책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장이 안정되기는커녕 극심한 혼란만 초래했다. 

전세난이 전국으로 번지면서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임대차법 시행 후 6개월 만에 16% 급등했다.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셋값도 4억원대를 돌파하며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임대 기간이 4년으로 연장되자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렇다보니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급등한 전셋값을 견디지 못하고 변두리를 전전하고 있다. 집값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사람들이 매수로 돌아서면서 매매시장도 불안해지고 있다. 

집주인과 세입자간 분쟁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주택임대차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계약갱신·종료와 관련된 분쟁은 총 139건에 이른다.

1년 전에 비해 20배나 증가했고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다.  시장의 경고를 무시하고 졸속으로 임대차법을 밀어붙인 탓이다. 

전·월세 가격을 시장원리에 맡기지 않고 인위적으로 억누른 결과다. 

정부는 법이 안착될 때까지 일정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도 개선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게다가 작년의 절반으로 줄어든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전세난을 더 부추길 개연성이 크다.

그런데도 국토부는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제도가 안정을 찾는 단계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무책임도 이런 무책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