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특단의 고용 대책을 준비중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고용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범부처 차원의 총력 체제 가동을 지시했기 때문이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해온 현 정부가 고용 쇼크를 맞아 긴급 대책 찾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고용 상황은 최악 수준이다. 지난달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8만 2천명이나 급감했고, 실업자 수는 사상 최대치인 157만 명에 달했다.

일자리 정책 실패가 초래한 참혹한 성적표다. 그런데도 정부와 여당은 코로나19 탓으로 돌리며 재정 투입에만 의존하고 오히려 민간 고용을 저해하는 규제를 쏟아내고 있다. 

문 대통령도 1분기 중 재정을 투입해 90만 개 이상의 직접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공공 위주의 처방만 제시했을 뿐이다.

당정은 벌써 4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규모 일자리 예산을 추가로 편성할 태세다. 지난해 3차 추경처럼 세금을 퍼부어 책 배달, 산 순찰 등 임시 일자리를 또다시 쏟아내겠다는 얘기다.

이런 임시방편으로는 전임 정부에 비해 1.8배나 급증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취약 계층의 고통만 가중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공공투자로 민간투자와 고용을 이끌어내려는 포석이겠으나 이를 그대로 믿는 국민은 많지 않을 듯하다. 그동안 수십조원 쏟아부은 세금 일자리는 이미 한계를 드러냈고, 안정적인 맞춤형 대책이 될 수도 없다.

정부는 그러면서 기업의 기를 살려주고 경영환경을 개선할 규제완화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3% 이상 대주주 지분 행사를 옥죄는 상법, 산업재해 발생시 기업주와 원청기업을 3중 처벌하는 중대재해법, 노조 편향의 노동3법 등을 서둘러 개정하지 않으면 ‘건전한 산업발전’도 ‘K뉴딜’도 요원하다. 

속도감 있는 주택공급과 SOC투자, 내수활성화가 첫걸음일 것이다. 공공보다는 민간기업의 기를 살려 투자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