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 가격이 지난해보다 19.08% 올랐다. 전년의 상승률인 5.32%를 훌쩍 뛰어넘어 2007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지역별로는 세종이 무려 70.68%나 폭등했고 경기(23.96%), 서울(19.91%) 등도 큰 폭으로 뛰었다. 공시 가격이 9억 원을 웃돌아 종합부동산세 징수 대상에 오른 공동주택도 지난해 30만 가구에서 올해 52만 가구로 70%나 급증했다. 웬만한 중산층도 징벌적 세금을 피하기 어려워 들끓는 부동산 민심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공시가 급등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많이 오른데다 시세 반영률까지 급격히 높인 탓이다. 

이에 따라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는 물론 건강보험료·기초연금 등 국민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정부가 25차례나 엉터리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 집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이제는 보유세 폭탄까지 안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러니 “국민 호주머니 털려고 집값을 올렸느냐”, “집값 급등으로 세금을 더 거두게 된 정부만 웃고 있다” 등 분노의 목소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소득이 줄어들었는데 ‘세금 폭탄’을 투하하니 집값을 잡기는 커녕 조세 저항만 키우는 꼴이 됐다.

과도한 공시 가격 인상은 구멍 난 세수를 메우기 위해 전 국민을 상대로 대규모 증세에 나선 것이나 다름없다. 

포퓰리즘 정책으로 재정을 펑펑 쓰더니 재정이 달랑달랑하자 이제는 달랑 집 한 채 갖고 있는 중산층에게 징벌적 세금을 매기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지난해 총선에서 1가구 1주택 실거주자의 종부세 완화를 공약했으나 선거가 끝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둥 흐지부지됐다. 

이제라도 약속대로 1가구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줄여주는 입법을 해야 한다. 
또 시장 원리에 맞는 정책으로 집값을 안정시키고 공시 가격 인상 속도도 조절해야 할 것이다. 물론 집값이 오르면 보유세가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급격한 인상은 저항만 키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