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유력 대권주자 등으로부터도 정책 전환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정책 수정의 최우선 대상은 종합부동산세다.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투기억제를 이유로 도입된 종부세는 집값 폭등 등 바뀐 경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채 중산층에까지 세금폭탄을 안겼다. 비난과 원성의 표적이 돼왔은 물론이다.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최근 종부세법·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적용 대상을 공시가 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올렸다.법이 통과되면 대상에서 제외되는 공시가 9억~12억원 아파트가 26만 가구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다. 

정부와 여당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기존 수요억제 정책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던 여당이 확 바뀐 것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성난 ‘부동산 민심‘ 때문이다.

홍익표 정책위의장은 “종부세는 초고가 주택 또는 부자들에 대한 일종의 부유세 개념으로 도입됐는데 집값이 상승하며 (부과 범위가) 너무 확대됐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국회 답변에서 “9억원 기준은 2011년에 만들어진 것이고, 상향조정을 검토할 여지가 있느냐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종부세 완화는 당연하다. 종부세 부과기준이 12년째 그대로인 데다, 징벌적 과세로 인해 서울 아파트 중 24.2%가 그 대상이 됐다. 강남 3구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종부세 대상이 된 1주택자가 수두룩하다. 

종부세 도입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국민에게 벌주는 세금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제는 집한채를 가진 고령층등이다. 살고 있는 집에 종부세가 너무 많이 나와 세금부담때문에 기존에 갖고 있던 집을 처분하거나 다른 외곽지역으로 싼집을 구해 갈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린 사람들이 많다.

단지 집하나를 가졌다는 이유로 미실현 이익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너무 과하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니 조세저항에 부닥칠수 밖에 없다.

집값이 적당히 오른 상태에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면 지금처럼 보유세 저항이 크진 않을 것이다. 집 가진 사람을 투기꾼으로 몰아붙여 실패한 부동산 정책을 고치라는 민심은 이미 확인됐다.

앞으로는 부동산 기조를 전면 바꿔야 한다. 그중에서도 투기가 아닌 거주 목적의 1가구 1주택 실수요자에게 떠 넘긴 세금 폭탄 제거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