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건설기술용역을 수주한 업체들이 전관을 대거 영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5월6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간 국토부와 도로공사의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 계약 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관을 영입한 업체에서 사업을 모두 수주했다"며 이에 대한 폐지를 촉구했다.

경실련이 확보한 ‘건설기술용역 수주 현황 및 업체별 OB영입 현황‘ 자료에는 국토부와 도로공사에서 50여 개 엔지니어링 업체에 재취업한 200여 명의 전관 정보가 담겼다.

이를 토대로 국토부와 도공이 발주한 2019, 2020년 건설기술용역 입·낙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국토부가 종심제로 계약 체결한 건설기술용역 총 38개(1천530억원 규모)업체 모두 전관을 활용했다는게 경실련의 지적이다.

같은 시기 도로공사가 종심제로 계약을 체결한 1천792억원, 26건의 사업도 모두 전관 영입업체가 수주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업체 간 사전 담합을 통한 입찰담합 징후도 짙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38건 사업의 투찰가격을 살펴본 결과, 낙찰업체와 2순위 업체간 투찰금액 차이가 1%도 안 되는 사업이 33건(87%),투찰금액 차이가 0.5% 미만은 26건(68%)이었다.

도공의 26건 사업도 낙찰업체와 2순위 업체의 투찰금액 차이가 1%도 안 되는 사업이 22건(85%), 투찰금액 차이가 0.5% 미만이 15건(58%)으로 절반이상을 차지한 점을 근거로 삼았다.

또한 경실련에 따르면 국토부 사업 38중 2개 업체(컨소시엄)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은 26건(68%)이고, 도공도 26건 중 2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한 사업이 24건(92%)에 달했다.

이는 국가계약법 시행령에서 경쟁입찰은 2인 이상의 유효한 입찰로 성립”하므로, 이같은 2개 컨소시엄 입찰은 무효입찰 회피방책으로 보인다는게 경실련의 주장이다.

경실련은 아울러 “전국 엔지니어링 업체가 약 3천194개인데, 이중 1%도 안 되는 상위 20개 업체가 전체 사업금액의 42%(2조1578억원)를 가져갔다“며, “이들 20개 업체는 총 184명의 전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에 대해 종심제 대상용역은 기술력이 필요한 대규모 사업이어서 높은 기술인력을 보유한 상위업체의 용역 수행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평가 공정성을 위해 평가위원을 평가 1~2일전 추첨으로 선정·공개하고, 업체 접촉시 평가에서 제외하며 평가 후 위원별 평가 결과도 공개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기술력 차별화를 위해 설계·시공 등의 경험을 갖춘 퇴직인력을 일부 고용 중이며, 퇴직자들은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취업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경실련 발표를 계기로 발주기관별 종심제 운영현황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면밀히 파악해, 필요시 제도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