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노후인프라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새로운 투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는 2030년이면 준공 후 30년 이상 되는 시설물이 절반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정부 예산 위주로 이뤄지는 노후 인프라 투자방식으론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5월13일 오후 2시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노후 인프라 새로운 투자 방안 모색'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이자리에서 전문가들은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민간투자활성화, 대안적 공공재원 및 새로운 민간투자 유도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산연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으로 개통 후 30년 이상 도로가 전체의 50.7%, 2017년 기준 30년 이상인 철도 교량·터널은 38.6%에 이른다.

최근들어 정부의 재정 상태가 급속히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 예산 위주 투자보다는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통해 적기에 시설물을 건설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것이 건산연 분석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노후 인프라에 대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 모색이란 주제로 첫 발표자로 나선 엄근용 부연구위원은 노후 인프라의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노후 인프라에 대한 명확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엄 부연구위원은 "노후 인프라에 대한 민간 투자의 경우 재건축처럼 '준공 후 30년'과 같은 평가 기준 시점이 명확해야 하지만, 현재는 명확한 정의가 없어 사업대상시설물의 확정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구체적·계획적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설물 우선순위 목록 등 적극적인 노후 인프라 발굴, 정부고시사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특히 정부의 적극적 민간투자사업 참여를 통해 공공성을 확보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엄 부연구위원은 이를 위해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 등에 최근 민자사업의 현안으로 떠오르는 R(Rehabilitate)-사업의 개념을 반영하고 경제적 평가 기준시점 설정을 통해 구체적인 유지관리 기준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후 인프라 개선사업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추가 및 타당성 분석 시 토지비 제외를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주 연구위원은 이어진 민간투자사업 이외 새로운 공공재원 및 민간투자시스템 모색 발표에서 “우리나라의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투자체계가 공공투자 중심이며, 민간재원을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노후기반시설사업들은 대부분 국가와 지자체가 주도로 행해지는 유지보수사업이다보니 모두 국비나 지방비를 활용해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간자본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존재하지만, 노후 기반시설 사업의 수익성 부족, 투자대상의 제약, 제도 운영방식의 경직성, 개발 가능 부지에 대한 민간의 정보 접근성 부족 등이 민간의 투자 참여를 제약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 예산 외에 대안적인 공공재원의 발굴과 함께, 민간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안적 공공재원 마련을 위해서는 지방교부세와 교특회계, 재난관리기금 등을 재정사업 위주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현재 재투자가 필요한 노후기반시설은 수익성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민간투자를 이끌기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투자가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규투자사업과 노후기반시설 사업을 적절히 bundling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 또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연구위원은 지역개발기금·정부기금에 대한 여유자금도 공공 투자를 보완하거나 수익성 있는 노후시설물 투자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제안된 투자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민간이 신규개발사업을 발굴‧구상해 공공발주처에 제안할 수 있는 투자플랫폼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노후시설물에 대해서도 민간투자가 이뤄질 수 있기 위해서는 노후시설물의 저수익성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신규 개발사업들이 발굴돼 함께 사업화가 이뤄져야 한다”고밝혔다.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도 국공유지에 대한 정보 공개 확대, 민간개발제안제도 도입” 등을 추가적으로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