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혁신 방안을 내놨다. 땅투기 사태로 국민에게 큰 충격을 던졌기에 혁신안에도 큰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내용은 앞서 정부가 예고했던 ‘해체 수준의 혁신안’까지 거론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각론의 대책을 여럿 담았지만 그야말로 곁가지만 건드린 변죽만 울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가장 알맹이로 꼽히는 조직개편안이 빠졌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큰 이유중 하나다.

정부는 혁신방안에서 LH 인력을 20%(약 2천명) 이상 줄이고, 공공택지 입지 조사 업무를 국토교통부에 맡기기로 했다. 문제는 당장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공공택지 입지조사 업무를 국토부로 회수한다는 것부터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다는 점이다. 

많게는 수십만 가구가 들어설 공공택지 후보지를 국토부 공무원들이 전국을 돌며 조사해야 하는데, 국토부 인력으로 이를 담당할수 있는지부터가 의문스럽다. 

결국엔 국토부 공무원만으로 힘에 부치면 전담 공공기관등을 새로 만들수 밖에 없다. 하석상대식 임시변통의 전형이다.

또한 인력 20% 이상 감축계획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할 때도 권한과 정보가 집중돼 부패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LH의 정규직 수를 오히려 3천명 가까이 증원했다.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과 공공주도의 주택공급이라는 명목아래 조직을 방대화 시켜놓고 부동산투기 사건이 발생하자, 뒤늦게 이를 수습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식이다.

정부는 과거 비위 행위라도 적발되면 관련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하고 업무추진비를 15% 감축하는 등 방만경영 관행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까지 봐왔듯 과거 공공기관 혁신 과정에서 이를 지켜지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이제 기대할 것은 조직 개편안이다. 국토부는 논의 중인 조직개편안을 오는 8월에는 확정해 정기국회에서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부는 현재 3가지 안을 놓고 고심중이다. 각안마다 장단점이 있어 정부가 이중 어느하나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초 정부는 지주회사안인 3안을 제시했으나 여당이 더욱 명확하게 회사가 분리돼야 한다며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8월까지는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만큼 충분한 의견 수렴과 협의를 통해 국민들이 납득할수 있는 결론을 내놓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