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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
윤기평  |  cmkcap@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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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21  00: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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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지거나 갈라진 길목에 섰을 때, 있어야 할 법한 이정표 하나가 보이지 않으면 우리는 불안하다. 1999년말 21세기로 가는 신작로 앞에서도 그랬고 50세가 되던 날 햇볕 따가운 막다른 골목에서도 그랬다. 이제 60세가 되는 희미한 새벽시간에 우리는 또 낯선 길을 만나 두리번 거리고 있다.

날이 밝고 새 길이 시야에 들어오면, 어떤 이는 지금껏 걷던 모양으로 그냥 걸어갈 것이고 어떤 이는 신발을 갈아 신을 것이다. 어떤 이는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아서 깊게 심호흡을 할 것이고 어떤 이는 새 길을 기다렸다는 듯이 좋아라 뛰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은 이 길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 어디에 도달할 것인지, 혹시 당혹스러운 역경을 만나게 되지는 않을 지 하는 혼란스런 생각들로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할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이 낯선 길에 대한 무수한 정보를 오랫동안 수집해 왔으므로 그 길이 한편으로는 편안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고통스럽고 외롭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대도 긴 여정의 출발앞에서 이 괴상한 긴장은 왜일까? 인생은 트리플30이라는 말이 있다. 30년간 배우고, 30년간 돈벌고, 30년간 더 살다 간다는 뜻이란다. 30년간 돈을 벌려면 30년간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30년간 열심히 벌어야 마지막 30년이 편하다는 말이라고도 한다. 이 말대로라면 60이라는 나이는 돈벌이를 끝내고 편안히 즐기기도 하고 때가 되면 몸아파 병원다니다가 생을 마쳐야하는 마지막 단계이니 아무리 친절한 이정표가 붙어 있어도 선뜻 첫발이 내키지 않는다.

무엇이 이토록 우리를 초조하게 하는 걸까? 30년 돈벌이도 넉넉지 못했던 것같고, 아픈 사람들이 즐비한 주변을 보면 건강한 노년생활 이라는 것도 녹녹치 않을 것 같고, 늙어지도록 재미있게 즐길 일거리도 딱히 잡히는 게 없으니 이렇게 맥빠지는 3종세트의 무게를 안고 어떻게 60세의 새벽산책이 가벼울 수 있겠는가? 그러나 어찌하랴! 60의 새벽길은 선택사항이 아니지 않은가? 가난한 사람이나 몸이 성치 못한 사람도 가야하고, 상처입은 사람이나 죄지은 사람도 가야하는 길이다. 다행히도 이런 상황에서 떠오르는 세상사람들의 지혜가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그래, 그래야겠다. 막을 수 없는 게 오는 세월이고, 피할 수 없는 60나이라면 즐기는 마음으로 맞이하고 상쾌한 마음으로 산책을 시작하자. 겸허하게 마음을 다스리고 욕심도 내려 놓자. 좋은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재미있는 일도 열심히 찾아 다니자. 땀흘리게 운동도 하고 혹시 돈 되는 일이 있다면 편한 마음으로 두드려 보기도 하자. 들리는 이야기와 알고 있는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 넣는 것은 결국 우리의 마음일 것이다. 자꾸만 굽어드는 생각을 바로 세우고, 쳐지는 목줄기를 곧추 세우자.
그리고 동터오는 60의 길목에 우리가 멋지게 이정표를 달아 보자 “여기가 인생
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정원으로 가는 길목”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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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본지에 연재했던 오암 윤기평선생의 수필을 다시 연재합니다. 오암선생은 한국건설경영협회 본부장을 지내고 은퇴한 건설인인 동시에 서예가(국전초대작가), 무도인(해동검도관장)이며 수필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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