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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구멍
윤기평  |  cmkcap@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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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28  06: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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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부터 나는 틀림없이 내 콧속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감기가 찾아온 것도 아니고 비염인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수시로 코가 막히는 걸까? 어떤 때는 갑갑한 나머지 나오지도 않는 코를 너무 풀어대서 코언저리가 벌겋게 되는 때도 있었다.

젊은 시절 시시하게 주먹질하고 다닐 때 종로에서 깍두기하고 한판 붙다가 박치기에 면상을 살짝 맞은 적이 있는데 그 때문일까? 아니면 도장에서 운동하면서 허구한 날 거꾸로 패대기쳐지던 시절에 면상을 메트에 너무 깔아 뭉개서 그런가? 여하튼 내 콧구멍으로 드나드는 공기의 양은 정상인의 50~60% 정도밖에는 안될거라는 재수없는 생각이 늘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것이었다.

최근 나는 동네 이비인후과를 찾아가서 의사앞에 콧구멍을 들이대 보였다. “선생님,막혔지요?” 닥터의 내시경은 나의 비정상적인 콧구멍을 속속들이 모니터링해서 들어내 보여주는 것이었다. “앗!! 동그란 두 개의 콧구멍이 있어야 할 자리에 두 개의 가느다란 도끼자국같은 모양의 가냘픈 틈새가 대칭으로 기대어 있을 뿐이었다. “답답 하셨겠네요. 중앙의 칸막이뼈도 휘어져 있네요. 그러나 걱정하지 마세요, 간단하게 수술이 가능합니다”

이리하여, 내가 그 이비인후과의 수술대에 콧구멍을 까고 누운 것은 어느 썰렁한 금요일의 오전 10시였다. 이미 몇일전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하여 건강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하였으며, 수술시간은 약 한시간, 회복시간을 포함하여 전체적으로 24시간 동안만 불편을 참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닥터의 친절한 사전 설명이 있었으나, 도무지 병원이라는 곳에 익숙치못한 나로서는 영락없이 곤장을 기다리며 형틀에 뻗어 있는 죄수의 꼬락서니 그대로 였다.

복면같은 것으로 얼굴을 가려놓고 부분 마취된 콧뭉치를 까뒤집으며 닥터는 공작소의 작업같은 다양한 레파토리를 구사하였다. 후비고, 뜯고, 누르고, 짜르고, 쑤시고.... 나는 내 머리통이 울리는 둔탁한 소리와 거기로부터 '우지직' 무언가 찢겨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의 해골, 포장된 나의 숨은 껍데기가 상상되었다. 무서웠다. 한 시간여 동안의 공포와 긴장으로 파김치가 된 내 몸뚱이는 이윽고 방으로 옮겨져 병상에 버려졌다. 쌍콧구멍에는 솜인지 거즈인지 무슨 뭉치가 가득 채워져 있어서 입을 벌리고 숨을 쉬어야만 하는 3단계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이라는 것이었다. 입안이 말라붙고 쓰디쓴 갈증만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안정을 취하며 점심으로 주는 죽 한 그릇을 먹고 몇 대의 엉덩이 주사에다 링겔주사까지 한 병 맞고 오후 5시경 퇴원하였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나는 콧구멍을 솜덩어리로 가득 채운 채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했다. 마취가 풀리면서 서서히 지독한 통증이 몰려온다. 콧속 깊숙이로 생강과 마늘을 다져 넣은 것같은 괴상한 아픔 때문에 다음날 아침까지 밤새도록 단 1분도 잠을 잘 수 없었다. 저팔개같은 콧뭉치를 하고는 말라붙는 입속에 생수를 들어 부으며 화장실을 들락거리다가 다음날 9시경 병원에서 핏덩이로 변한 그 솜방망이인지 거즈 덩어리인지를 꺼내고서야 비로서 코로 숨을 쉴 수 있었다. 코로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는 평범한 사실이 이토록 엄청난 질서인 줄은 몰랐다.

“수술이 잘 되었습니다. 당분간 매일 들러서 소독하고 주사 몇 번만 더 맞으면 되겠어요” “네, 수고 많으셨어요. 감사합니다” 아아! 이제 나는 天空의 虛한 바람을 깊게 마실 수 있는 걸까? 찌그러진 콧구멍을 바로 세우듯 어딘가 모르게 기우러진 이 마음도 똑바로 세우고 막힘없이 뻥뚫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뻥뚫린 콧구멍을 하늘로 향하고 미친 듯 뜀박질이라도 하여야겠다. 눈이 내리기 시작한 골짜기로 스미는 저 바람을 이제부터라도 실컷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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