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1월27일)을 앞두고 건설업계 등 산업계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매기고 민사상 손해액의 최대 5배의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 있도록 하는게 핵심이다. 

특히 처벌 대상은 경영책임자와 사업주로 명시했다. 이를 통해 경각심을 높여 산재사고를 줄이겠다는게 정부가 갖고 있는 복안이다.

중대재해법 시행이 임박하면서 건설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건설현장에서는 매년 안전사고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건설사들은 법 시행에 따른 후폭풍을 염려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망사고의 절반이상은 여전히 건설업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대재해가 발생한 사업장 576곳 중 건설업이 58.9%(339곳)를 차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건설사들은 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안전전담 부서를 신설하는가 하면 안전관리시스템 마련에도 분주하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지만 올해 대형건설사 신년사의 최대 화두는 안전이었다. 건설사 CEO들 대부분은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중대재해법 시행이 목전에 다가왔지만 경영자의 안전조치 의무나 책임소재등이 여전히 불분명하고 처벌기준도 모호하다는 점은 문제다.  산업계는 그렇다보니 후속조치로 보완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하지만 주무장관인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중대재해법과 관련해 추가 보완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완책 마련에는 선을 긋는 대신 오히려 중대재해를 일으킨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반드시 이뤄진다며 경고성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물론 정부 의도대로 처벌수위를 높여 근로자의 산재사고를 어느정도 줄일수는 있다. 하지만 길게보면 근본적인 대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산재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산업계가 처한 현실을 정확히 인식해 추가적인 대책마련을 고심해야 한다.

지금처럼 기업을 압박만 해서는 기업가 정신만 위축시킬수 있다. 이는 코로나19 등으로 부진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경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산재사고를 줄이는데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정부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무조건 더 이상의 대책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할게 아니라 현실과 괴리된 부분은 보완책을 마련해 달라는 기업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