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제39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주택시장이 이제 변곡점을 지나 추세적 하향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또 “2월은 비수기임에도 역대 최고 분양과 사전 청약을 진행 중”이라며 “최근 인허가·분양 확대가 2030년까지 공급 과잉이 우려될 수준의 연간 56만호 공급 및 추가 증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전히 자화자찬식 낙관론을 펴고 있다. 홍 부총리가 예를 든 지표는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매매동향 통계와 한국은행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 등이다. 

하지만 홍 부총리의 이같은 주장은 한마디로 현실과는 동떨어진 처사다. KB경영연구소에서 발간한 ‘2022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가격은 15%나 올라 1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시장 흐름을 고려할 때 홍 부총리의 “변곡점을 지나 하향 안정화됐다”는 평가는 현재 시장상황과는 확연히 다르다.

게다가 작금의 부동산 시장은 현재 호가만 상승한채  심각한 거래절벽을 초래하고 있다. 거래절벽 현상은 집값이 너무 오른 데 대한 피로감과 정부의 대출규제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는 등 주택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홍부총리의 자화자찬식 강변은 이번뿐이 아니다. ‘2·4대책’과 관련해서도 50만호의 주택을 지을 후보지 186곳을 발굴했다고 자랑했지만 실제 공사가 가능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금처럼 입맛에 맞는 수치만 제시하며 주택 공급 과잉론을 펴는 것은 시장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장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자화자찬만 할게 아니라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려야 한다.
 
그렇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재건축아파트는 여전히 덩어리 규제들로 사업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특히 2018년 부활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투기 억제 목적에서 벗어나 공급을 막는 핵심 규제가 됐다.

다음 달 통보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대상 아파트의 부담금이 강남지역의 경우 수억원에 달할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전국 재건축조합이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택관련 규제는 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뿐 아니다. 분양가상한제와 용적률 규제 등 사업을 가로막는 규제가 도처에 깔려있다.

시장이 안정화되려면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집을 충분히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처럼 입맛에 맞는 수치를 잣대로 낙관론만 펼게 아니라 규제완화를 통해 공급이 확대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