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기술제안입찰의 활성화를 위해 턴키ㆍ대안입찰과 별도의 운영체계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지금까지는 ‘건설기술개발 및 관리 등에 관한 운영규정’에서 일괄(턴키), 대안 등과 함께 기술제안입찰에 대한 심의도 다루고 있었는데, 이번에 따로 ‘기술제안입찰 심의운영지침’제정안을 훈령 수준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제정안의 핵심이 기술제안입찰의 활성화라는 것은 분명하다.

전체공구에서 심의대상공종이 40%가 넘으면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이 가능하고, 30%가 넘으면 실시설계 기술제안입찰이 가능하며, 심의대상공종의 추정가격이 200억원이 넘으면 심의대상공종 비율에 관계없이 둘다 가능토록 했다.

또 현재 턴키·대안과 동일한 요건으로 제한한 기술제안입찰 가능공사 요건도 교량 연장 500ｍ 이상 또는 경간장 50ｍ 이상과 터널 1천ｍ 이상으로 완화한다.

현재는 교량 연장 500ｍ 이상과 경간장 100ｍ 이상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기술제안입찰방식의 집행이 가능하다.

기술제안입찰 요건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최저가낙찰제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이에대한 대체 수단이 논의되고 있는 터라, 기술제안입찰 확대가 최저가낙찰제 물량을 크게 대체해주는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기술제안 필요성의 면밀한 검토를 위해 입찰방법 심의를 가급적 설계 후에 요청토록 한다거나, 심의 시 각 제안별로 적격여부를 결정토록 하여 불필요한 제안 부분은 수용하지 않는 조건부 적격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도 맘에 든다.

다만 기술제안에 대한 심의 결과 부적격제안에 대해서는 산출내역서 금액의 증액없이 발주청에서 작성한 원래 설계대로 변경해야 하도록 한다는 규정은 어이없다.

기술제안을 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 무슨 범법행위인가?

기술제안의 경우 거의 대부분 원안설계보다 가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게 된다. 그래야 기술제안이 받아들여지니까.

해당 부분에 기술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부적격제안 처리될 경우, 원안대로 공사를 하게되는데, 왜 그 부분에 대해서까지 기술제안 가격으로 시공할 것을 요구하겠다는 것인가.

당연히 원안설계금액을 줘야하지 않는가.

이런 계산은 삼척동자도 할 수 있다.

발주처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서 암암리에 시공업체에게 불이익을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관계인이 열람하고 지켜야할 중앙정부의 훈령에 이같은 조항이 들어간다는 것이 도통 이해되지 않는다.

단언하건데, 이 조항이 그대로 ‘기술제안입찰 심의운영지침’제정안에 담겨서 공포될 경우, 앞으로 두고두고 정부가‘수퍼갑’행세를 하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