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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
윤기평  |  cmkcap@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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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0  21: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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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를 처음 만난 건 스므 살이 되는 해의 정월 어느 날 밤이었다. 쓰라린 첫키스로 시작된 우리의 인연은 내가 결혼하여 가정을 가진 후에도 아랑곳없이 계속되었다. 기쁠 때는 물론이고 외롭거나 슬플 때, 심지어는 사는 것이 두려울 때에도 나는 그 아이를 만났으며 특히나 혼자가 된 밤에는 그 아이를 미치도록 사랑하기까지 하였다.

내 나이 쉰 고개를 넘길 때, 나는 그 아이에게 쓰라린 이별을 선언하였다. “우리 그만 만나! 아내에게 미안해...” 그러나 아아! 정이란 그토록 모진 것이었다. 서글픈 내 가슴에 파묻혀 움직일 줄 모르는 그 아이의 떨리는 손을 나는 끝내 다시 잡아 주었다.

젊음을 송두리째 바쳐온 직장을 떠나던 날, 그 날 밤도 나는 그 아이와 함께 있었다. “얘야, 나는 이제 새 삶을 살아야겠어. 직장을 그만 두었어. 너도 네 길을 가렴...” “ 네?.....” 말없이 돌아서는 그 아이를 그 때는 영영 못보게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아이가 내 가까이에 있지 않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이미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두 달 동안이나 내 주변을 맴돌았다는 그 아이를 다시 만난 날, 우리는 깊고도 깊은 키스로 사랑을 확인하였다.

내일이면 나는 60이 된다. 나는 오늘밤도 그 아이와 함께 있다. “이제 그만 가아! 아내도 더 이상 못견디겠대” “네에, 이젠 정말 헤어지는 거지요?....행복하세요. 선생님..” 그 아이는 더 이상 울지도 투정부리지도 않고 떠나갈 모양이다. “사랑했었다. 저승에서 또 만날 수 있겠지? ” 나는 더 이상 그 아이의 불꽃같은 눈동자를 똑바로 바라볼 수 없었다. 그리고는 소리없이 그 아이의 아름다운 이름을 부르며 돌아서야 했다.

 “안녕, 내 사랑! 레종 블루우(raison blue)!"

*파란색 갑속에 들어있는 그 아이의 이름은 담배인삼공사에서 지어준 이름임을 밝혀둔다* (양평에서 오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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