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와 경기 성남시가 발주한 ‘도시재생계획 수립용역 입찰’에서 담합한 종합건축사사무소 2곳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이들 지자체의 도시재생계획 수립용역 입찰에서 낙찰예정자, 투찰가격 등을 담합한 어울림엔지니어링과 어반플레이스 등 2개 종합건축사사무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2천700만원을 부과·결정했다고 5월9일 밝혔다.

어울림엔지니어링과 어반플레이스는 2018년 서울 금천구가 발주한 ‘금하마을 도시재생뉴딜사업 실행계획 수립용역’과 경기 성남시의 ‘성남시 도시재생전략계획 변경 및 은행2·수진2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용역’에서 담합했다.
 
이들 업체는 사전에 어울림엔지니어링을 낙찰예정자로, 어반플레이스를 들러리로 해 참가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낙찰자 선정은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는 기술능력평가와 입찰가격평가의 합산점수가 일정 점수 이상인 자를 협상적격자로 선정하는 것으로 최고득점자(우선협상대상자)부터 순차적으로 협상을 실시해 협상이 성립된 자를 최종 낙찰자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서울 금천구 입찰에서 자신이 사업수행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단독 응찰로 인한 유찰을 방지한다면 낙찰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해 어반플레이스에 들러리로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어반플레이스의 입찰 참가 제안서와 발표 자료를 대신 작성해 이메일을 통해 전달했다.

어반플레이스는 이를 그대로 제출했으나, 입찰 결과 이들 외에 다른 업체가 입찰에 참가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이들은 낙찰 받지 못했다.

경기도 성남시가 발주한 입찰에서는 어울림엔지니어링이 최초 공고된 입찰에서 단독으로 입찰에 참가해 유찰됐다.

이후 재공고된 입찰에서도 단독 응찰을 예상한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유찰 방지를 위해 어반플레이스에 들러리로 참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 결과 사전에 합의한 대로 어울림엔지니어링이 낙찰을 받게 됐다. 어울림엔지니어링은 이 사업 예산액의 100%인 6억4천498만6천원의 금액으로 투찰해 최종 6억2천만원의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공공 분야 용역 입찰에서 친분 또는 협력 관계에 있는 사업자들이 서로 들러리를 서주는 관행화된 담합에 경종을 울렸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건축사사무소들의 입찰담합을 적발·제재함으로써 그 업계에서의 이와 동일 또는 유사한 행위를 억지해 관련 시장에서의 경쟁 질서 확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지자체 등 공공 분야에서의 용역 입찰에 대한 담합 감시를 강화하고, 법위반 인식 부족 등으로 비롯된 관행적인 담합을 적극적으로 찾아 근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