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5천달러를 돌파했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4.1%로 상향 조정된데다 명목 경제성장률이 6.7%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탓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국민계정(확정) 및 2021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작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5천373달러에 달했다. 1년전보다 10.5%나 급증했으며 2010년 20.9% 이후 11년래 최대 증가세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2017년 3만1천734달러로 3만달러를 처음 돌파한 이후 2018년 3만3천달러까지 늘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 코로나19 등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며 3만5천달러를 넘어선 것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5천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높아진 4.1%로 1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민간소비와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하고 정부소비 및 설비투자가 증가세를 지속한 결과로 풀이된다.

1인당 국민총소득이 3만5천달러를 돌파한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통상 3만달러가 넘으면 선진국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만달러를 넘어 3만5천달러까지 올라섰으니 숫자상으로는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괄목할만한 국민총소득결과가 환율과 물가에 따른 착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는데 있다. 

지난해 원화 가치는 달러당 평균 1천144원으로 1년만에 3% 상승했다. 달러로 환산한 국민소득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고물가도 국민총소득이 상승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다. 

국민총소득이 3만5천달러를 넘어섰지만 마냥 반가워 할일이 아닌 것이다.  

앞으로의 관심은 국민총소득이 3만5천달러를 넘어 4만달러에 진입할수 있느냐다. 그렇지만 4만달러 달성은 현재의 상황을 비춰볼때 쉽지않아 보인다. 

유가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원화가치 하락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외환경이 여전히 개선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내적으로도 고용부진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소득 양극화 심화, 내수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에게 국민소득 3만5천달러 돌파가 여전히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리는 이유다. 3만5천달러 달성의 축포를 터뜨리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3만5천달러 돌파라는 숫자놀음에 도취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정부 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