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건설공사대금의 미지급을 이유로 건물 등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였지만 여전히 대금을 변제 받지 못한 경우에 신속한 채권회수를 위하여 유치권자가 경매를 신청할 수 있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의 절차는 민시집행법 제274조 제1항에 의하여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예에 따라 실시한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의 목적물이 부동산이라면 민사집행법 제264조 내지 제268조에 규정한 부동산경매절차와 예에 따라 실시한다. 다만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에 관하여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관한 규정을“예에 따라 실시한다.”라고 하고 있으므로,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에 관한 제 규정을 모두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이 아니라 유치권에 의한 경매의 취지·목적·성질 등에 맞추어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에 관한 규정 가운데 내용과 성질에 따라 다소의 변경을 하여 경매를 실시한다.

부동산에 대한 유치권에 의한 경매의 관할법원은 매각부동산 소재지의 지방법원이 집행법원으로서 전속관할을 가지므로 유치권 행사대상 부동산의 소재지 외의 다른 법원에 경매를 신청하여서는 아니된다.

유치권자는 채권의 변제를 받기 위하여 유치물에 대한 경매신청을 할 수 있지만, 근저당권 등 다른 담보물권 이후에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 이러한 유치권자에게도 경매신청권을 인정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유치권은 일반적으로 그 성립시기의 선·후에 상관없이 저당권자에 대하여도 목적물 유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있지만 다만 저당권자의 임의경매신청에 의하여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 성립된 유치권은 저당권자에 대하여 유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6. 8. 19. 선고 2005다22688 판결). 저당권자의 경매신청이 없어 압류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유치권자가 유치권이 성립하기 이전에 설정된 저당권에 대하여도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고 경매신청에도 문제가 없다고 본다(대법원 2009. 1. 15. 선고 2008다70763 판결). 저당권자가 유치권자의 경매신청권을 부인할 수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해관계인인 선순위 저당권자는 유치권에 의한 경매개시결정에 대하여 개시결정에 대한 이의를 하거나 이중경매신청을 함으로써 자기의 권리를 보호받을 방안을 시도할 수는 있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신청은 일반적인 담보권 실행을 위한 부동산경매신청의 예에 따르는데 특별히 문제되는 것은‘유치권의 존재를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야 한다는 점이다.‘유치권의 존재를 증명하는 서류’로는 유치권의 존재에 관한 판결이나 혹은 판결 이유에 기재된 유치권의 존재에 관한 판단 부분이 있는 판결문이나 공정증서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실무상으로는 이러한 서류가 아니더라도 집행기관에 대하여 유치권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라고 인정될 수 있으면 충분하기 때문에 사문서라도 무방하다고 한다. 실무상 유치권확인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판결, 유치권 부존재확인청구소송이나 건물명도청구소송에서 피고의 유치권 항변을 인정한 판결이나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서나 유치권을 인정하는 각서 등이다. 따라서 건축공사의 공사업자가 경매절차의 경락인이 제기한 건물명도청구소송에서 공사대금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 항변이 인용된 경우나 건축주와 공사업자 사이에 공사비 정산을 위하여 공사도급계약서 상의 유치권 조항 혹은 공사도급계약과 관련한 유치권 인정 계약서나 각서 등은 충분히 유치권의 존재를 증명하는 서류로 인정된다. 경매실무에 있어서 이러한 서류들의 제출이 있으면 경매개시결정이 내려지고, 이에 대하여 채무자 또는 근저당권자 등 이해관계인이 경매개시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이나 유치권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유치권의 존부를 다투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매절차이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도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와 마찬가지로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을 법정매각조건으로 하여 실시되고 우선채권자뿐만 아니라 일반채권자의 배당요구도 허용되며, 유치권자는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집행법원은 부동산 위의 이해관계를 살펴 위와 같은 법정매각조건과는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소멸주의를 원칙으로 하여 진행되는 이상 강제경매나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경우와 같이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는 것이므로 집행법원이 달리 매각조건 변경결정을 통하여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을 소멸시키지 않고 매수인으로 하여금 인수하도록 정하지 않은 이상 집행법원으로서는 매각기일 공고나 매각물건명세서에 목적부동산 위의 부담이 소멸하지 않고 매수인이 이를 인수하게 된다는 취지를 기재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1. 6. 15.  2010마1059 결정)

유치권에 의한 경매신청은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의 에에 의하므로 강제경매와 마찬가지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바와 같이 절차비용을 변제하고 잉여가 생기지 않으면 경매를 실시할 수 없다는 잉여주의가 적용된다. 이러한 잉여주의와 함께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제3항은 법정매각조건으로 담보물권과 제한물권에 관하여는 경매에 의하여 모든 제한물권이 소멸한다는 소멸주의를 규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소멸주의를 채택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결국 유치권에 의한 경매가 경매 절차 비용 및 유치권에 우선하는 선순위 채권을 변제하는데 부족하지 아니하다는 것이 인정된 경우가 아니면 경매절차를 실행할 수 없다. 특히 유치권에 의한 경매에 있어서 소멸주의 원칙이 일반적이고 유치권자는 단순히 일반 채권자의 지위에서만 일반채권자와 동일한 순위로 배당을 받는다는 점에서 잉여주의 원칙은 선순위 채권자가 많을 경우에는 경매를 사실상 진행할 수 없다는 사실에 유념하여야 한다.

유치권에 의한 경매절차는 목적물에 대하여 강제경매 또는 담보권 실행을 위한 경매절차가 개시된 경우에는 이를 정지하고, 채권자 또는 담보권자를 위하여 그 절차를 계속하여 진행하게 된다.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02-74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