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국감동안 국회의원들은 수 많은 질의와 보도자료를 쏟아낸다.

국회의원이 많다 보니 국민과 언론의 주목을 받으려면 보다 강력한 한방(?)을 터뜨려야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이들 자료중에는 제대로 분석되지 않거나 과장된 내용도 적지 않다.

문제는 그런 자료들이 여과없이 언론에서 사용되는 경우다.

이 경우 지적된 당사자들은 왜곡된 이미지를 다시 회복하기 어렵고, 대부분 그런 기회도 갖지 못한다.

10월14일 ‘4대강 사업’관련하여 모 야당의원이 “원청사가 하도급을 주며 하도급업체를 쥐어짜서 1조원이 넘는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를 국내 유수한 통신사가 기사화하자 꽤 많은 언론사가 이를 받아썼다.

그런데 자료 내용은 수자원공사가 시행한 13개 공구에서 원도급을 받은 대형건설사 20곳에 대한 ‘도급액 대비 하도급 비율’을 분석한 것으로, 이들 건설사의 수주금액 2조5천73억원 가운데 1조4천567억원을 하도급한 나머지 1조506억원 전액이 부당이익이라는 주장이다.

건설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 상식이라도 있다면 나올 수 없는 주장이다.

건설공사 현장은 하도급으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원도급자가 직접시공하는 부분도 있고 자재비와 장비비용과 관리비도 들어간다. 그 모든 비용을 뺀 나머지가 이익이다.

그 의원이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우습게도 종합건설업체들이 통상적으로 하도급을 주는 ‘평균 하도급비율’보다 훨씬 많은 하도급을 준 긍정적인 데이터를 첨부해 놓고 있었다.

자신이 인용한 자료조차 제대로 분석하지 못하고 엉뚱한 주장을 한것이다.

그러나 일반 국민들은 이런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무식한 국회의원과 언론이 합작해서 ‘4대강 사업 참여 종합건설업체들’을 하도급업체를 쥐어짜서 1조원이 넘는 부당이익을 챙긴 ‘나쁜 놈’을 만든 셈이다.

국민들은 또 한번 “건설업자들은 도둑놈들”이라는 이미지를 머리에 각인했다.

이럴때마다 건설업자들이 이미지개선을 위해 ‘봉사활동을 한다, 집을 지어준다, 고쳐준다, 성금을 내논다’하며 그동안 시간과 돈을 투입한 노력이 한 순간에 헛수고가 된다.

그런데도 원인 제공자들은 계속 “나몰라라”할 것이다.

“정확하게 알지 못하면 말하지 마세요. 제발 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