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건물의 하자보수과 관련한 분쟁이나 소송에 있어서 하자의 존재여부 혹은 하자의 정도와 그 발생 원인에 대하여서도 많이 다투어지지만 실무상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의 범위 문제이다. 민법 제667조는 “①완성된 목적물 또는 완성전의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하자가 중요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할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도급인은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므로  건축물의 하자에 있어서 보수가 가능한 경우와 하자보수가 불가능하거나 혹은 그 하자보수에 있어서 지나치게 하자보수 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되는 경우를 나누어 살펴보아야 한다.

먼저 하자보수가 가능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 범위 즉 손해배상액은 실제 소요되는 객관적인 하자보수비 상당액이다. 실제 소요되는 하자보수비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건축공사 도급인이며 발주자인 원고 측이  외부 견적서 등에 근거하여 산정한 공사비가 아니고, 또한 시공사이며 수급인인 피고 측이 자신의 내부 자료에 근거하여 산정한 금액도 아니다. 객관적으로 산정된 공사금액으로 통상 건설물가나 정부노임단가 등을 근거로 산정한 금액이다. 시공사가 주장하는 기존의 설계도면에 근거하여 자신이 직접 보수공사를 할 경우에 소요되는 공사 이윤을 제외하고 실제 내부적으로 지출하는 금액에 근거한 최대한 절약한 견적금액도 아니고 제3자에 보수공사를 의뢰할 경우에 소요되는 객관적 금액이다. 

대법원은 “도급인이 정부노임단가와 다른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하자보수비를 주장하기 위하여는 그 조사기관, 조사의 대상과 범위, 조사의 방법, 산출기준 등에 관하여 객관성과 보편성을 담보할 만한 자료를 제시하여, 그것이 정부노임단가에 손색이 없는 객관적인 가격으로서 이를 하자보수비 산정의 기준으로 삼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입증하여야”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6.5.14. 선고 95다24975 판결 참조).

하자보수가 불가능하거나 하자가 중요하지 않은데 비하여 하자보수비용이 과다한 경우에는 하자보수비용을 산정할 수 없거나, 하자보수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부당하므로 하자로 인한 건물의 교환가치 감소액 즉 설계도대로 시공하였을 경우의 건축물과 현재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의 차액 즉 건축물의 교환가치의 감소액이 손해액이라고 할 수 있다. 

하자가 중요한지 아닌지는 설계도나 시방서에 의한 시공 등 건설 도급계약의 목적, 건물의 종류·구조·용도, 자재의 내용 그 밖의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하자의 내용이 재료의 중대한 품질상의 차이가 아닌 종류, 치수, 공법 등에 차이가 나는 것이거나 단순 미관상 결함에 불과한 때에는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법원은 건물 내부벽면의 석공사를 습식공법으로 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반습식공법으로 수급인이 시공한 사안에서 이는 시공상의 하자이지만 중요한 하자가 아니라고 한 반면에(대법원 1998.3.13. 선고 97다54376 판결 참조), 유명회사 승강기를 설치하기로 약정하였음에도 중소기업의 승강기를 설치한 사안에서 이를 중요한 하자라고 판단한 바가 있다.(대법원 1996.5.14. 선고 95다24975 판결 참조).

하자의 정도에 비하여 보수비용이 과다한지 여부는 하자보수 청구시 또는 손해배상 청구시를 기준으로 도급인이 수급인의 보수공사로 받는 이익과 그에 드는 수급인의 비용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하자가 중요하지 아니하면서 동시에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경우에는 도급인은 하자보수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고 그 하자로 인하여 입은 손해의 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인데, 이러한 경우 그 하자로 인하여 입은 통상의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수급인이 하자 없이 시공하였을 경우의 목적물의 교환가치와 하자가 있는 현재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와의 차액이 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하자가 중요한 경우에는 그 보수에 갈음하는 즉 실제로 보수에 필요한 비용이 손해배상에 포함되는 것이고 이 경우 그 손해배상의 액수 즉 하자보수비는 목적물의 완성시가 아니라 하자보수 청구시 또는 손해배상 청구시를 기준으로 산정함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나, 건물에 있어 하자가 중요하지 아니하면서 그 보수에 과다한 비용을 요하는 경우 그 하자로 인한 손해인 교환가치의 평가는 재조달원가에 감가수정을 하는 복성식평가법에 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것이고(감정평가에관한규칙 제4조, 제18조 등 참조), 감가수정을 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경우에는 건물 완공시의 재조달원가를 산정 비교하는 방법에 의하여 평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적이 있다(대법원 1998.3.13. 선고 95다30345 판결 참조).
 
그리고 대법원은 수급인이 화강석물갈기로 시공하도록 되어 있는 계단을 실제로는 인조석물갈기로 시공한 후 그 위에 바닥콘크리트를 타설하였고, 창호공사도 설계도상의 규격에 미달하는 알루미늄 샤시와 유리를 사용하여 시공한 사안에 있어서 “계단과 창호를 설계도대로 시공하였을 경우의 이 사건 건물의 교환가치와 현재의 상태대로의 교환가치와의 차액은 미미함에 반하여, 위 계단과 창호를 철거한후 설계도대로 재시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지나치게 과다하므로, 도급인이 위 하자로 인하여 임은 손해액은 위 교환가치의 차액으로 인정함이 상당하다”고 판시 하였다(대법원 1997. 2. 25 선고 96다45436 판결 참조).

건물에 하자가 있음으로써 발생된 건물가격의 하락은 하자의 보수가 가능한 이상 그 하자가 치유됨으로써 회복되는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하자의 보수가 가능한 경우 하자보수비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외에 그 하자로 인한 목적물의 시가하락분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02-74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