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년(甲午年) 새해가 시작됐다.

작년 극심한 불황이 바닥이었기를 온 건설업계가 바란 만큼, 새해에 거는 기대는 클 수 밖에 없다.

건설산업이 살아 날 것으로 분명하게 기대 할 대형 이슈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부동산 관련법이 작년말 어렵사리 통과해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해 볼 만 하고, 국회에서 약간이나마 SOC예산이 당초보다 늘어난 것도 고무적이다.

특히 공공시장에서 건설산업을 무너뜨린 원흉인 최저가낙찰제를 대체할 종합심사낙찰제에 대한 기본 틀이 완성돼, 올해 시범사업이 시작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하지만 새해 첫 업무가 개시되자마자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관들이 모 대형건설업체에 들이닥친 것처럼, 담합에 대한 정부의 압박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건설업계는 4대강 담합을 비롯해 LH담합, 조달청 전자내역서 바꿔치기 등 입찰비리로 일년내내 공정거래위원회와 감사원, 검찰 등으로부터 수시로 조사를 받았고, 과징금부과ㆍ부정당제재ㆍ검찰기소에 재판까지 받고 있다.

사안에 따라 건설업계가 억울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지만, 건설업계가 법과 제도를 어긴 것은 부정할 수는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굴지의 대형건설사들이 이 명단에 대부분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니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늦었지만 작년말 건설업계가 크게 자성하고, 입찰담합 등의 불공정행위를 뿌리뽑기 위한 ‘공정경쟁 및 자정환경 조성 TF’를 대한건설협회에 설치하고 운용에 들어갔다.

업계와 연구계의 전문가들이 동참해서 담합을 근절하기 위한 업계 자율적 실천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인데, 법규를 준수하기 위한 자체 내부준법시스템 도입과 공정경쟁 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큼은 국민과 정부에게 현재 상황을 모면키 위한 일회성 전시 행사로 비춰지지 않게 내실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이제 심사위원을 매수하고 관리하는 턴키, 여러 회사들이 모여서 공종별 투찰금액을 사전 모의하는 최저가, 전자입찰 내역서를 바꿔치는 범법이 통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는 모든 건설업체들이 인식하고 있다.

이것이 건설산업 전반에 도덕률과 시스템으로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가 훗날 건설산업이 새로 태어난 원년으로 기억되길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