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에서 발주하는 전차선로 공사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불법 하도급을 주도록 지시하고 뇌물을 수수한 전(前) 국가철도공단 기술본부장과 업체 대표들이 구속됐다.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가람)는 8월 13일 전 공단 본부장 겸 상임이사 A(61)씨를 업무방해,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A씨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 등으로 전차 관련 업체 회장 B(60)씨와 대표 C(51)씨도 구속됐다. 

A씨는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건의 철도 공사를 낙찰받은 회사 대표 3명에게 B씨 등이 운영하는 회사에게 하도급을 줄 것을 요구하고 이를 거절할 경우 지위를 이용해 공사 진행 등을 방해할 것처럼 위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20년 7월에는 공사 과정에서 편의 제공 등을 대가로 B씨 등 업체 관계자 3명으로부터 6천605만원 상당의 롤렉스 시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듬해 1월 설 명절 선물 비용 200만원을 B씨와 C씨에게 대납하게 하고 순금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1억8천만원 상당의 외제 차량 1대를 받기로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체 관계자인 B씨 등 3명은 함께 공모해 A씨에게 뇌물을 공여하거나 공여를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지난 2020년 12월부터 약 8개월 동안 회사 자금을 사용해 자신 명의로 대지와 아파트를 매수하는 등 모두 2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대전지검의 이 같은 국가철도공단 철도사업 전기공사 분야 수사 결과 발표에 따라 공단은 관련 비위행위 재발방지를 위한  ‘철도사업 비위 근절 특별대책’을 수립·시행한다고 밝혔다.

공단은 첫 번째로 수사 결과 밝혀진 불법하도급 3건에 대한 특별점검을 시작으로 전기공사 전반의 부실시공 여부를 공단 ‘안전품질 기동점검TF’를 통해 철저히 조사하기로 했다.

이어서, 전기공사 계약 적정 이행 여부를 점검한다. 점검항목은 전기공사 계약업체 직접 시공 및 하도급 여부, 기타 계약 절차 및 내용 적정 여부 등이며, 부정당 업체가 적발될 경우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등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또, 전기공사 계약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사업수행능력평가(PQ) 통과 업체에 대한 실사 철저 시행 등 불법하도급을 원천 차단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참여기술자 변경이력 관리 및 재직증명 확인 제도를 고도화하여 불법하도급 취약요인을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또한, 주요 의사결정 시 투명성과 공정성을 제고한다. 중요한 발주기준 변경사항은 공개 간담회와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하고, 관련 협회의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여 정보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한다.

이밖에도, 부패행위자에 대해 강력한 인사 조치를 시행한다. 부패행위자 적발 시 내규에 따른 징계는 물론 형사고발, 환수 등의 조치를 시행하여 일벌백계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공단은 이번 사건을 철도 비리에 대한 근본적 문제를 바로잡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국민의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여 공정하고 투명하게 철도산업을 선도하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머리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