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9일 ‘가덕도신공항부지조성공사’가 3번째 유찰됐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저녁 6시 PQ 마감시한까지 현대건설 컨소시엄 1곳만 제출, 유찰이 확정되자 1시간만에 곧 바로 재공고를 조달청에 요청했다고 밝혔고, 조달청은 다음날 2시30분 입찰조건 변경없이 재공고했다.

사실 그 동안의 유찰사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이 공사는 추정금액이 10조5천300억180만원에 달하는 “단군이래 최대 규모 공사”다. 또, 최대수심 약 30m인 깊은 바다에 최대심도 약 40m의 대규모  연약지반을 매립하는 난공사다. 연약지반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 조금씩 가라앉는다(침하). 

게다가 최초 타당성조사에서 산정됐던 공기는 9년 8개월이었지만 첫번째와 두번째 입찰에서는 부산엑스포에 맞춘 개항 목표에 따라 공기를 27개월이나 당긴 7년 5개월이 주워졌다.

이 같이 거대한 공사규모와 높은 공사 난이도는 입찰에 나설수 있는 건설회사 풀을 극도로 축소시켰다. 공사 규모가 크면 리스크도 그 만큼 크기 때문에 그 몇 안되는 건설회사들도 움추려 들었다. 

입찰 참가했다가 수주에 실패할 경우 리스크도 크지만, 공사를 수주해도 공사 수행과정에서 생기는 리스크를 예상하기 어렵고, 공기를 맞추지 못했을 경우 발생할 막대한 지체상금 등, 건설회사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 때문에 첫번째 입찰에는 응찰한 컨소시엄이 없었고, 그대로 재공고한 두번째 입찰에서는 현대건설+대우건설 1개 컨소시엄만 겨우 응찰했다. 국토교통부가 업계를 독려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10대 건설회사간 컨소시엄을 3개로 늘려준 세번째 입찰에는 현대건설+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만 응찰했다. 

이 컨소시엄은 바다를 매립하는 공항건설에 대해서는 절대적 경쟁력을 갖춘 회사끼리 뭉친 형태다.

따라서 4번째 입찰도 유찰될 가능성이 크다. 경쟁 컨소시엄이 나타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물산과 지에스건설은 일찌감치 업계에 불참 의사를 밝혔고, 그나마 경쟁에 나설 주자로 디엘이앤씨가 꼽히지만, 나머지 롯데건설과 에스케이에코플랜트가 손잡을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의 입찰구도가 굳어진 이상 사실상 경쟁입찰은  물건너 갔다. 공구를 분리하여 새 판을 짜지 않는 한 재입찰 공고는 시간만 낭비하는 꼴이다. 

정부는 ‘가덕도신공항부지조성공사’가 정치적 이슈가 될것을 우려해서 ‘수의계약’을 꺼리는 듯 보인다. 

지난 7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박상우 국토교통부장관이 두번 유찰된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대해 수의계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카드가 없다. 이번 4차 입찰에도 응찰자가 없으면 수의계약 하는 것이 맞다. 

"경쟁입찰을 실시하였으나 입찰자가 1인뿐인 경우에 발주자는 수의계약 할 수 있다"고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7조(계약의 방법)’와 ‘시행령 제27조(재공고입찰과 수의계약)’는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