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분양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은 법적으로 집합건물에 속하므로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즉 약칭 집합건물법의 적용을 받아 그 하자문제도 집합건물법에 의하여 규율된다. 집합건물법이나 그 시행령 등 관련 법령에 명시적인 규정이 있으면 그 규정에 따라 건물의 하자 문제를 해결하면 되지만 많은 경우 분양자인 매도인과 수분양자인 일반 매수인 사이의 견해 대립을 해결할 법령의 명문규정이 없거나 법령의 해석에 대한 다툼이 존재한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 분양계약을 둘러싼 다툼은 분양계약서의 명문 규정들에 의하여 해결될 수 있지만 집합건물법의 강행규정이나 약관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수분양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규정이 무효로 인정되기도 한다.

분양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을 규율하는 집합건물법은 제9조 제1항에서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민법 제667조 내지 제668조의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므로 도급계약상의 수급인 담보책임규정에 따라 하자담보책임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집합건물법과 다른 내용이 분양계약서상 정해져 있다면 분양계약이 우선할 것이지만, 다만 집합건물법 제9조 제4항에 의하여 민법에 규정하는 것보다 매수인에게 불리한 약정은 효력이 없다고 하고 있으므로 이 규정은 강행규정으로 담보책임에 관한 약정 역시 매수인에게 불리한 것은 효력이 없다. 

문제는 과연 구체적으로 어떤 약정이 민법에 규정한 것보다 불리한 약정이냐 하는 점이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의 분양계약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매매계약설, 도급계약설, 혼합계약설 등 견해의 대립이 있지만,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의 분양계약은 신축중이거나 신축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권을 유상취득하게 하는 것이므로 매매계약으로서의 성격도 있고, 건물이 완공되기 이전에 분양계약이 이루어져 대금이 지급되는 경우 건물의 건축을 완료하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도급계약으로서의 성격도 있으므로 결국 혼합계약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분양계약이 매매계약과 도급계약의 혼합계약의 성격을 가진다는 측면에서 집합건물법 제9조에서의 담보책임은 단순히 분양자가 수급인으로서의 책임만이 아니라 집합건물의 매도인으로서의 담보책임도 모두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집합건물법 제9조 및 제9조의2에 의하면, 분양자와의 계약에 따라 건물을 건축한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인 시공자인 건설사는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담보책임을 진다. 다만 시공자의 담보책임 중 민법 제667조 제2항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분양자에게 회생절차개시 신청, 파산 신청, 해산, 무자력 또는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지며, 시공자가 이미 분양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경우에는 그 범위에서 구분소유자에 대한 책임을 면한다. 이와 같은 시공자의 하자담보책임은 시행자가 영세기업인 경우가 많아서 시공자인 건설사에게 보충적인 손해배상책임을 부과한 것으로 수분양자를 특별히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양계약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고 이와 관계없이 특수한 법정 책임이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1다47733 판결 참조).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이 완공되지 아니한 때에도 집합건물법 제9조에서 규정하는 하자담보책임이 분양자와 수분양자 사이에 적용되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집합건물법 제9조가 구분소유권을 취득한 소유자와 분양자와의 관계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문리해석상 구분소유권이 성립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적 도급계약에서는 완성된 건축물이 아니라도 완성 전의 성취된 부분에 하자가 있으면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집합건물의 분양계약이 도급계약으로서의 성격도 있으므로 구분소유권이 성립하기 이전 즉 건물의 완공 이전의 수분양자를 보호하고 신속한 분쟁의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아파트나 상가의 건축이 장기간 중단되거나 분양자가 도산하였을 때 수분양자의 보호를 위하여 건물의 준공전이라도 해제권을 인정하여야 한다. 

집합건물법 제9조가 준용하고 있는 민법 제668조는 시공자인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완성된 건물에 하자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도 도급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오피스텔이나 상가 건물과 같은 집합건물의 수분양자도 위 규정에 따라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앞에서 설명한대로 분양계약의 성격이 단순한 도급계약이 아니고 매매계약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혼합계약이고 분양자에 비하여 사회경제적 약자인 수분양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분양건물의 하자가 중대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에는 분양계약의 해제를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도 집합건물법 제9조 제1항이 집합건물을 건축하여 분양한 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수급인에 관한 민법 제667조 내지 제671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한 취지는 건축업자 내지 분양자로 하여금 견고한 건물을 짓도록 유도하고 부실하게 건축된 집합건물의 소유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집합건물의 분양자의 담보책임에 관하여 민법상 수급인의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함으로써 분양자의 담보책임의 내용을 명확히 하는 한편 이를 강행규정화한 것으로서 분양자가 부담하는 책임의 내용이 민법상 수급인의 담보책임이라는 것이지 그 책임이 분양계약에 기한 것이라거나 아니면 분양계약의 법률적 성격이 도급이라는 취지는 아니며, 통상 대단위 집합건물의 경우 분양자는 대규모 건설업체임에 비하여 수분양자는 경제적 약자로서 수분양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높다는 점, 집합건물이 완공된 후 개별분양계약이 해제되더라도 분양자가 집합건물의 부지사용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계약해제에 의하여 건물을 철거하여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분양자는 제3자와 새로 분양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그 집합건물 건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수분양자는 집합건물의 완공 후에도 분양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때에는 분양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2다2485판결 참조).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02-74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