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시 한번 턴키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지난 2010년 턴키제도가 전면 개편된 이후 주목할 만한 입찰담합이나 심의위원에 대한 로비 등의 비리사건이 없어, 나름 정착되고 있는 시점에 또 다시 담합과 비리 차단을 내세우며 개선방안이 나와서 다소 생뚱맞다는 생각이다.

물론 4대강 담합으로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 영업임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이 문제는 2009년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지금 제도개선의 명분으로 삼기는 적당치 않다.

오히려 발표 맨 마지막에 사족처럼 붙어있는 턴키 낙찰자 결정방식을 기술경쟁 위주로 개선키로 한다는 부분이 이번 턴키개선방안 마련의 명분이 됐어야 한다.

이번 방안에서는 턴키를 설계적합 최저가 평가방식으로 집행할 때, 현행 설계점수가 일정이상 업체들 중 최저가로 투찰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하던 것을, 기술점수 상위 2～3개 업체만 선정해 가격경쟁토록 해서 기술경쟁을 강화키로 했다.

기술보다는 가격경쟁으로 치우쳐져서 무너져버린 턴키입찰의 본래 취지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또 현재 발주청이 확정가격 산정을 하기 어려워 사실상 유명무실화된 확정가격 최상설계 평가방식도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신뢰성 있는 확정가격 산출 가이드라인을 마련키로 했다.

이번 개정안이 제대로 시장에 안착해서 최저가낙찰제 보다 더 심한 최저가낙찰제가 돼버린 현행 턴키시장이 제자리로 돌아오길 바란다.

그러나 나눠먹기를 방지키위해 동시에 많은 사업이 발주되지 않도록 발주물량과 시기를 조정키로 한다는 방안에도 찬성할 수 없다.

공사가 무더기로 발주되는 경우는 대부분 철도나 도로와 같은 선형공사가 발주될때다.

일정한 사업구간을 동시에 발주해서 동시에 완공돼야 가장 효율적인 공사들이다.

이를 단지 “나눠먹기”가 겁난다고 중구난방 발주한다면 “구더기 무서워 장 못담그는 꼴”이 되고 말것이다.

내년까지 단계적으로 제도를 개정해나간다고 하니, 다각적인 검토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