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해난사고가 온 국민을 슬픔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어린 고등학생들을 포함한 수 많은 인명피해가 난 이번 사고 역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해운기업과 선원들의 안전불감증과 직업의식ㆍ책임감ㆍ윤리의식의 실종이 할 말을 잃게 한다.

이번 사건이 건설분야에서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20여년전 신행주대교 시공구조물 붕괴로부터 시작돼 삼풍아파트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정신 차릴 수 없을 만큼 연속적으로 일어났던 대형사건 사고들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당시에도 사고 후에는 예외없이 안전불감증과 직업의식ㆍ책임감ㆍ윤리의식의 실종 등이 거론됐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정부는 다시는 이러한 대형 참사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국민들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건설분야의 부실시공을 막기 위해‘책임감리제도’를 도입하고 ‘시설안전공단’를 만드는 등, 총력을 다했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남에 따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멀어지고, 효율성과 예산절감 기조가 득세하면서, 건설산업 분야가 다시 부실시공을 부를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바뀐지 여러해가 지났다.

정부와 지자체ㆍ공공기관들은 좋지 않은 재정상태를 이유로 지난 10여년간 원가를 깎고 덤핑을 조장하는 입찰제도를 유지해 왔다.

한때 제값주고 제값받기 운동까지 벌어졌지만 유야무야 됐다.

다행히 부실시공으로 인한 대형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수익성 악화로 중견 건설업체들이 매일 쓰러져가는 상황에서, 공공시설물의 부실로 인한 대형 사고가 언제 또 일어날 지 걱정스럽다.

오랬동안 건설안전을 잊고 있었기에 더욱 불안스럽다.

최저가낙찰제와 실적공사비제도로 대표되는 정부의 예산절감 기조를 빨리 안전한 시설물 건설을 제일로 추구하는 정책기조로 전환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