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공사비를 적용한 공사비가 10년 동안 무려 57.5% 떨어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대한건설협회가 국도건설공사에 실제 적용된 실적공사비 항목을 바탕으로 10년간 공사비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비교 가능한 168개 실적단가 항목 가운데 국도건설공사에 실제 적용된 57개 항목의 공사비 변동률을 분석한 것이다.

실적공사비제도 도입 당시인 2004년과 2014년까지 10년간 공사비를 비교한 결과, 공사비지수 64.6%, 노무비지수는 56.8% 상승한 반면, 실적공사비는 2.3% 상승에 불과해, 물가변동까지 고려한다면 57.5% 하락 결과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즉, 물가변동을 반영한 불변가격 기준으로 환산하면 10년 동안 공사비는 57.5% 하락한 셈이라고 건협은 설명했다.

이렇게되면 정부가 국도건설공사에 실적단가를 적용해 책정한 공사비는 10년 전 금액의 42.5% 불과한 셈이다.

충격적인 결론이 아닐 수 없다.

공사비가 실적공사비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실제 공사 책정금액이 반토막 났다고 주장할 수는 없겠지만, 지난 10년간 실적공사비 때문에 공공건설공사 비용에 물가 상승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은 명백해졌다.

예정가격이 그리 깎였는데도 정부와 공공발주기관들이 지금까지 보여온 최저가 78%대, 턴키공사 예산대비 90% 미만을 주장하는 시각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예측하기도 두렵다.

정부 공공공사를 주로하는 시공능력 있는 대형 또는 중견 건설회사들이 언제 한꺼번에 쓰러질지 모른다.

공공구조물 부실로 수리ㆍ유지 비용이 더 들어갈 지도 모른다.

그나마 부실공사로 인한 붕괴사고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 다행스럽다.

실적공사비제도를 폐지하고, 합리적인 적산제도를 확립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