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21일 발표한 ‘건설산업 입찰담합 종합대책’내용은 마음 급한 건설업계의 심정과는 달리 한가해 보인다.

정부가 제시한 제도적 보완책에 이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전에 본란을 통해, 담합 제재가 일벌백계(一罰百戒)의 효과를 위해 강력하고 단호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회사가 쓰러질 정도로 두려운 것인데도 대부분의 건설회사들이 담합에 연류됐다면, ‘담합의 정의’건, ‘발주제도나 방식’이건, 무엇인가 ‘시스템’에 문제가 있지 않은가도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정부 발표내용에 △담합 조기적발 시스템 마련 △1社1공구제 폐지 등 입찰제도ㆍ발주방식 개선 △개인처벌 강화 △기업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입찰참가제한 제도에 제척기간(5년)을 도입하는 등의 방안이 마련된 것은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문에도 서술했듯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연도별 입찰담합 적발건수(과징금)는 2011년 한 건도 없다가 2012년 4건, 2013년 2건에 불과하던 것이 작년에는 18건으로 과징금만 8천496억원에 달했다.

2009년과 2010년 두 해동안 벌어진 담합사건을 적발한 결과라고 하는데, 앞으로 2011년부터 작년까지 벌어진 담합에 대해 얼마나 많은 적발 건이 나올 지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 건설업계는 담합 과징금과 부정당제재를 앞두고 말라 죽을 판이다.

정부의 결정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현재 건설업계의 상황 역시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의 대책이 보다 적극적이기를 바랄 수 밖에 없다.

다만, 이번 방안에 정부가 이미 인지한 입찰담합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사하되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함으로써, 담합사건의 장기화를 방지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은 다행스럽다.

적어도 현재의 담합사태를 빨리 마무리 하는 쪽으로 정부부처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랜드바겐’등 건설업계가 제안한 구제방안에도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