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동티모르석유광업자원부가 담당공무원과 유럽국가 감리(건설사업관리)업체 등 6∼7명으로 시찰단을 꾸려 4∼5일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우리나라 건설업체와 현지 대규모 항만건설공사 계약을 앞두고, 낙찰예정자로 선정된 우리 건설업체과 관련된 각종 담합 관련 제재처분 현황과 시공현장 등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들린다.

이 공사는 지난해 3월 EPC(설계시공 구매조달 일괄입찰), 국제경쟁입찰방식으로 발주된 8천억원 규모의 대형공사로, 작년 12월 기술평가 및 가격개찰을 거쳐, 국내건설사인 H사 컨소시엄이 1순위자로 낙찰예정자 지위를 획득했다.

그러나 수주경쟁에서 밀려난 외국건설업체가, 낙찰예정사인 우리나라 건설회사는 국내 다수의 대형건설공사 입찰에서 담합한 혐의로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그에 따른 부정당업자(입찰참가제한) 제재와 검찰기소 등으로 처벌을 받고 있는 상태로, 계약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발주자가 직접 우리나라에 입국해 확인절차를 밟은 것이다.

시찰단은 H사 및 주요 공사 수행현장 등을 둘러보고, 국토교통부와 조달청 등도 방문해 각종 제재처분 현황 등에 관한 의견 및 정보를 수집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상황이 이제 현실화 되고 있는데도 지지부진한 정부의 처리에 건설업계는 속앓이만 할 뿐이다.

5년, 6년전에 있었던 담합에 대한 처리가 신속하지 못해 지금까지 건설산업 전체가 발목잡혀 있다면, 이제 정부당국도 건설산업의 붕괴에 대한 책임에서 비켜나 있다고 볼 수 없다.

무릇, 국민을 사랑하는 정부라 하면 부처간 합심해서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온힘을 다해 협력해 나가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지금 정부는 건설산업 전체가 붕괴되고 있는 모습은 외면한 채, 각각 자기부처 소관 법과 업무에만 매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째 정부는 담합이나 하는 못된 건설업체들만 보이고 빈사상태로 쓰러져가는 건설산업은 보지 못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