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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여름밤은 참을 수 없어요
윤기평  |  yoonk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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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03  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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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뱃속에서 부터 물에 있었던 인연인지

우리들 여정의 고비고비마다에는

흑백영화같이 비내리는 사연이 즐비합니다

 


비개이고 햇살 노오랗던 오후

시골마당에서 나뭇가지로 지렁이를 간지럼태던 네살쩍 기억

가랑비 내린다고 오솔길에 깨복듯 튀어오르는 개구리를 쫒아

까막 고무신에 질주하던 일곱살의 호기심

 


저수지 물살위로 갑작스런 여우비가 훑고 스치면

사타구니 고추만 움켜쥐고 잎술 새파랗게 달달떨던

그때 그 미역감던 동네아이들

 


열아홉살 여름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비내리는 해변을 거니는 여학생을 유혹하고

첫키스의 실패로 초라해하던 설익은 청춘

 


그러나 스므살 나의 비는 더욱 슬펐습니다

고시공부하던 산사의 툇마루에서

허공을 가르는 빗줄기, 귀신의 머릿가락같던 그 가랑비

야망과 좌절이 거듭된 골짜기엔 통곡처럼 폭우가 내렸습니다

 


삼십에 사랑을 얻고

비오는 여름밤은 참을 수 없는 센티멘탈이 병처럼 꽂혔습니다

그런때면 언제나 아내와 나는 배란다에서 술잔을 기우렸습니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우리들 가슴속엔 사랑이 내렸습니다

 


마흔살

빗속에 젖은 바바리가 나를 끌고갑니다

눈부신 조명과 발렌타인의 향기보다는

탁배기에 열무김치가 더욱 정겹습니다

거슴츠레 취한 눈으로 잠자는 아내와 자식들을 바라봅니다

 


쉰살이 넘은 지금도 나는

비오는 여름밤을 참을 수 없습니다

지붕낮은 원두막에 앉아서 내리는 빗줄기를 세고싶습니다

사람과 마주 앉아 있고 싶습니다

빗방울이 때리는 그 흙냄새를 맡으며

결국에는 우리가 돌아갈 비와 바람의 저 광야를 바라보고 싶습니다

내일도 비가 내릴 것입니다

보아요 저 빗줄기, 우리 함께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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