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아침, 병목지점을 통과하기 위해 초조하게 기다릴때마다 어김없이 얌체 운전자들이 막무가네로 끼어들어 온다.

얌체 운전자는 한 두대의 차량에게 끼어드는 것을 거절당하지만 조금씩 밀고 들어와서 결국은 끼어드는데 성공한다.

약간의 양심의 가책과 끼어들기에 실패할 때의 무안함을 감수한 결과 맨 뒤에서 부터 붙어서 차례를 기다려온 차량보다 황금같은 시간 이익을 얻은 것이다.

나는 앞을 내주고 싶지는 않지만, 이미 깊숙히 밀고 들어온 터라 접촉사고가 나면 더욱 늦어지리라는 마음에 결국 넣어 주고 말았다.

앞차가 미안하다는 표시로 비상등을 켜거나 손을 흔들어도 도통 억울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나는 질서를 지킨자로서 권리를 갖고 있는데도 새치기를 방조한 비겁자는 아닐까"
"나 때문에 내 뒤에 질서를 지킨 수 많은 차량들이 늦어진 셈이야"

이런 상념으로 출근시간 내내 기분이 나쁘다.

결국 "왜 이런 곳에는 경찰이 없는 거야"라며 공권력을 탓하는 것으로 기분을 바꾸고는 만다.

건설업계가 각종 비리사건과 입찰담합, 법규 위반 등의 사건 처리로 어수선 하다.

검찰 압수수색, 공정거래위의 담합판결, 감사원의 입찰 및 하도급비리 적발 등으로 웬만한 건설업체 치고 한 두가지 걱정을 가지지 않은 회사가 없을 지경이다.

그들은 공통적으로 제도의 불완전, 업계의 보편적 관행,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을 위한 불가피성을 말한다.

그러나 수 많은 차량들이 끼어들기를 하지만 질서를 지키는 차량들이 더 많은 것처럼, 묵묵히 법을 지켜온 건설업체 수가 훨씬 많다.

그 들은 수 많은 다른 건설업체들의 기회 앞에 새치기 한 셈이다.

건설업계의 자정이 가장 바람직 하지만, 현실은 곳곳에 교통경찰이 지키기를 바라는 것처럼 해당 법률과 제도 운영기관의 노력을 독려할 수 밖에 없어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