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건설 시설물유지관리업계가 전문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분리해 독자적으로 시설물공제조합을 설립하려던 계획이 사실상 멀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지난 11월18일 개최한 제6차 정기회의에서 신기남의원 등 7명의 의원이 각각 발의한 8건의 ‘건설산업기본법일부개정법률안’을 병합 심의, 위원회 대안으로 제안키로 의결했다.

대안 제안된 건산법개정안에는 ‘제54조의3’에 기존 공제조합으로부터 분리해 공제조합을 설립하는 경우 기존 공제조합으로부터 창업비용 융자, 출자금의 이체 및 조합원의 권리·의무 승계 등에 관한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공제조합의 설립을 원활히 하려는 조항을 마련했다.

이는 오랜기간 전문건설업 시설물유지관리업계가 전문건설공제조합으로부터 분리해 독자적으로 시설물공제조합을 설립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일단 기존 공제조합에서 분리하려 하는 주체가 따라야 할 법근거와 절차가 법에 담겼다는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신설 법규정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이 분리공제조합 설립을 인가하고 기존 공제조합이 출자금 이체를 동의한 경우 기존 공제조합에 납입되어 있는 해당 분리공제조합의 조합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자의 출자금은 신설되는 분리공제조합의 출자금으로 본다”는 조항도 덧붙여져, 실제 공제조합 분리에 강력한 제한조항이 함께 담겼다.

즉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시설물공제조합이 분리·신설되려면 국토부장관이 분리공제조합 설립을 인가한다 하더라도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출자금 이체에 동의해야만 가능토록 했다.

그러나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중복 추가출자, 보증한도 부족, 소규모 공제조합 난립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등을 이유로 이미 법개정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시설물공제조합 설립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낸바 있어,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출자금 이체 동의를 받아 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또한 “기존 공제조합에 납입되어 있는 해당 분리공제조합의 조합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한 자의 출자금은 신설되는 분리공제조합의 출자금으로 본다”는 문구는 “출자금 전환은 조합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 자의 출자금에 한한다”라는 뜻이다.

이는 현재는 공제조합 가입이 임의화되어 있으므로 “분리공제조합 가입 및 출자금 이체 여부는 해당 건설업자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법률 검토 결과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법개정 반대 탄원서에 시설물업종 보유 조합원의 40%가 넘는 1천800여개사가 참여했고. 이 가운데 시설물업종과 타업종을 함께 보유한 업체(시설물업종의 약 60%)도 절반이 넘는 54%가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힌바 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주장이 정확하다면, 전문조합이 출자금 이체에 동의해도 분리된 시설물공제조합이 시설물업체들로부터 충분한 가입신청서를 받아내서 안정적인 출자금을 확보할 전망도 희박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건설보증업계에서는 이번 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시설물공제조합 설립에 걸림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새로운 분리공제조합 설립을 원천 차단하는 강력한 제한 장치가 될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