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형입찰제도 활성화를 위해 ‘확정가격 최상설계방식 활성화’와 ‘부실설계 제재 강화’ 및 ‘총점 강제 차등 폭 확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설계심의분과위원 증원’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국토교통부가 2월17일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기술형입찰 기술변별력 강화 등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신은영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건설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위해서는 가격중심에서 기술중심으로 입찰계약제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이 같은 내용의 기술형입찰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신은영 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먼저 현재 주로 ‘가중치 방식’으로 발주되고 있는 턴키입찰을 내실화 하기 위해서 ‘확정가격 최상설계방식’을 활성화 할것을 제안했다.

‘확정가격 최상설계방식’은 설계 및 기술경쟁만을 통해 낙찰자를 선정해 최상의 성과품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신 연구원은 이 방식은 발주청이 상세설계 없이 확정가격을 정해야 하는 부담등으로 적용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하고, 기초가격의 추정방법과 공사비 적정성 검토, 확정가격 결정방법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이어, 부실설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해서 입찰담합 들러리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부실설계를 제어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도 제안했다. 예컨데 설계점수가 미달(60점미만)하거나 설계 부적격으로 평가된 경우 해당 회사에게는 일정기간 기술평가에서 감점을 부과하는 식이다.

신 연구원은 또 심의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설계심의분과위원을 현행 100명에서 150명으로, 전국 설계심의기관(특별위, 지방위, 기술자문위) 심의위원 정원도 현행 50명에서 70명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문성 확보를 위해서 평가위원 및 심의결과를 모니터링한 후 검증결과를 향후 심의위원 선정 시 참고하고 개선방안 마련에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한편 이날 건설업계에서 참석한 토론자들은 모두 기술형입찰제도 활성화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토론자로 나선 김경준 대림산업 상무는 특히 “‘확정가격 최상설계방식’을 발주기관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과 ‘확정가격 최상설계방식’의 확정가격 결정방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각각 제도화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때 가이드라인은 가격이 아닌 품질에 기반 되어야 하며 발주자는 당해공사에서 확보해야 할 품질 수준만 입찰방법 결정시 결정하고 확정가격은 결정된 품질수준에 따라 가이드라인에 의해 결정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어 토론한 서정철 대우건설 상무는 “건설업의 가격결정 주체가 생산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제조업과 달리 소비자인 발주기관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예산이 적정하게 책정됐다면 시설물의 품질 확보를 위해 입찰제도를 통한 인위적인 가격경쟁장치는 제거되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기술형 입찰의 모든 공사에 ‘확정가격 최상설계방식’이나 ‘총점강제차등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견건설사를 대표한 이명재 금호건설 상무는 “기술형입찰에서 1개사 단독 참여로 유찰될 경우에 발주처가 수의계약을 하지 않고 반복해 입찰공고를 하거나 최저가로 다시 발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하고 “설계점수가 일정점수 이상일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토론한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도 “이어지는 기술형입찰의 유찰 사태에 대해 발주처가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하고, “2회이상 유찰될 경우 같은 방법으로 재공고 입찰하지 못하도록 하고, 2회이상 단독입찰로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 하도록 하며, 턴키의 경우에는 설계심의평가가 일정 점수 이상이면 수의계약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또한 “일반공사에 최저가낙찰제가 없어진 만큼 턴키제도 가운데 ‘설계적합 최저가 방식’은 폐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건설산업연구원 최민수 박사는 “기술형입찰제도가 공사금액과 관계없이 발주자의 재량권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요건이 폭넓게 완화돼야 한다”면서 “공기단축과 가격에 국한된 평가지표를 발주처의 필요에 따라 품질, 부실방지, 안전, 환경 등과 같이 다양화 하는 방안을 찾아야 기술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정선우 국토교통부 기술기준과장은 “정부는 올해 ‘확정가격 최상설계방식’을 활용하기 위해 시범사업을 실시, 발주처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찾아보려 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밖에도 업무계획에 ▲기술형 입찰 변별력 확보방안 마련 ▲설계분야의 국제경쟁력 확보방안 ▲적격심사제도 개선방안 ▲내역입찰제도 시범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생산체계를 간소화 하는 방안을 연구중으로, 이 같은 내용을 종합적으로 담은 건설산업기본계획과 건설기술기본계획을 3월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