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력콘크리트 파일(PHC 파일) 구매입찰 건을 담합해 총 6천563억 상당의 막대한 이득을 취한 중소기업 대표 등 23명이 검찰에 적발돼 이중 6명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이준식)는 중소기업협동 조합인 ‘ㄱ○○조합 ’과 그 회원사에 대한 입찰담합,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한 결과, 2011년7월부터 2016년5월24일까지 총 1천360회에 걸쳐 원심력콘크리트 파일(PHC 파일) 구매입찰 건을 담합해 합계 6천563억을 편취한 중소기업 대표 등 23명을 7월1일자로 기소하고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甲공사에 납품하는 전주(電柱)의 납품 단가 인상을 대가로 수천만원 대의 뇌물을 수수한 甲 공사 직원 2명(1명 구속)도 7월20일 추가 기소했다.

이 사건은, ‘ㄱ○○조합’과 그 회원사들이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지정’ 제도를 악용, 조달청 등 국내 모든 관급공사에 납품할 ‘PHC 파일 구매’ 입찰건을 단 1건의 예외없이 전부 담합하고, ‘생산·출고량’ 조절, 발주처에 대한 로비와 ‘뇌물을 공여’하는 등의 구조적인 비리를 적발한 것이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제도는 ‘중소기업제품구매촉진및판로지원에관한법률’에 따라중소기업 판로 확대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제품을 3년 단위 지정, 중소기업만이 관급 구매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경쟁입찰 ’ 방식으로 낙찰자를 결정하는 제도다.

PHC 파일은 2005년경 이전부터 현재까지 계속 지정되다가, 올해 1월1일부터는 조건부 지정 돼 20%물량이 일반경쟁으로 허용되고 있다.

검찰은 ‘ㄱ○○조합’과 그 회원사들이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제도’를 악용해 ‘PHC 파일 구매’ 입찰 건을 지속적으로 담합해 고율로 낙찰받고 있는 정황을 파악하고, 금년 4월부터 나라장터의 낙찰율, 낙찰자 분석 등 전수 조사와 관련 수사를 통해 공공조달시장 입찰을 둘러싼 조직적인 비리구조를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피의자는 총 25명(구속 7명)으로 ‘ㄱ○○조합 ’ 임원 2명(구속), PHC파일 생산업체 대표 등 21명(4명 구속)은 입찰담합혐의로, 전주(電柱) 입찰 발주처인 甲공사 물가조사 담당 부 과장 2명(1명 구속)은 뇌물수수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피고인 A○○~W○○는 공모하여, 2011년7월부터 2016년5월까지 관급 PHC 파일 구매 입찰을 총 1천360회에 걸쳐 담합하여 6천563억 원 상당의 계약을 낙찰(입찰방해)받았다고 밝혔다.

또 조합전무인 피고인 V○○은 2012년6월부터 9월까지 PHC 파일 구매 입찰의 기준가격 결정을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138만원 상당의 골프접대 및 향응 제공(뇌물공여)한 혐의가 드러났다.

또한 조합전략기획실장인 피고인 W○○은 2012년9월부터 2016년5월까지 전주 생산업체인 조합원들로부터 전주의 부속물품인 ‘간격재’ 등 납품단가를 속여 합계 9억 상당 편취(사기)한 사실도 밝혀졌다.

이어서 甲공사 과장인 피고인 X○○은 2008년4월30일 ‘ㄱ○○조합’의 전략기획실장인 피고인 W○○로부터 전주의 연간 계약 단가를 높게 책정해주는 대가로 7천500만원을, 甲공사 부장인 피고인 Y○○)은 2008년5월9일 같은 명목으로 3천만원을 각각 뇌물취득(특가법위반 뇌물)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이 정부에서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PHC파일을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지정해 주자, 단 1건의 예외도 없이 모든 관급입찰을 담합했다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운용되는 나라장터 등 공공조달시장에서 평균 98~99%대의 고율로 낙찰받는 등 업체별로 30%가 넘는 막대한 영업수익을 달성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통상 일반경쟁은 예정가격의 80%, 他 중소기업 경쟁제품은 87～88%의 낙찰률 인데 비해, 피고인들은 이보다 월등히 높은 98～99%로 낙찰받아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가격담합을 넘은 ‘생산·출고 조절’ 로 가격결정 구조를 왜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 단위의 ‘담합 협의체’를 조직해서 “입찰순번, 입찰단가”를 결정하고, 위반시 제재를 내용 으로 하는 ‘운영세칙’까지 마련, 공공연하게 담합를 실행했으며, 발주처 고위공무원 출신을 조합 임원으로 영입한 뒤 입찰 기준 금액 산정 담당 현직 공무원들을 상대로 골프접대 등 향응 제공 창구로 활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2개월 이상 생산이 판매보다 많을 경우 또는 적정 재고 넘어갈 경우에 즉시 임원회(대표자회)에 감산안을 올린다는 감산 일반기준도 정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공사현장은 연약지반을 보강하는 기초공사에 사용되는 PHC 파일 부족으로 초기 공사부터 지연, 장비 철수 등 이중 삼중의 국고 낭비를 초래되기도 했다.

또한 피고인들은 자신들이 결정한 단가보다 금액이 조금이라도 낮은 입찰 건에 대하여는 ‘무응찰’, ‘단독입찰’로 대응하기도 했다.

전주(電柱) 생산업체들과 발주처 물가조사 담당 임직원의 유착관계도 확인됐는데, 전주의 발주처인 甲 공사 직원들이 2008년 전주의 연간단가를 약 20% 인상해 주고, 조합원인 전주 생산업체들은 그 대가로 합계 1억500만원을 제공하는 등 조합과 발주처 공무원들이 유착되어 있는 구조적 비리도 함께 적발됐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2015년2월 출범한 이래, 담합범죄에 관해 적극적으로 입건 및 엄벌하는 불관용 원칙을 정립해 왔다고 강조하고, 앞으로도 조달청과 담합통계분석시스템을 공유하는 등 각종 입찰담합사범에 대해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