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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은  |  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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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0.21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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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다소 옹색하지만 무교동의 그 집으로 정하고 ‘S’사의 ‘C’이사로 정하도록하지!…”

1백억 규모의 공사입찰을 앞둔 어느 회사 업무사령탑의 지시다. 무교동의 그 집에서 모였던 공사는 잘되더라는 전례와 ‘C’이사가 사회를 본 공사도 잘됐다는 몇 건의 전례로 생각해낸 결정이기도하다.

일반적으로 모임의 사회는 1mm정도의 철판을 얼굴로 깔고 있는 것이 보통이나 ‘C’이사는 철판보다는 말에 조리가 있고 입심이 좋다.

삼사십명이 모였다. 잔치집 처럼 늘어 앉아 대충식사가 끝나갈 즈음 사회가 ‘할 말 있다’고 일어선다.‘…이 공사는 P사의 사주가 국민학교에 다닐 때 그 앞을 지나다니셨고, 설계전부터 찍어둔 공사인고로 P사에 밀어주는 것이 어떠실지 각사의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요’라고 말하고는 앉은 순서대로 의견을 묻는다.

A사는 입찰에 ‘불참’해서 돕겠다고 했고, B사는 ‘원하는 대로’ 돕겠다고 했으며, C사는 ‘적극 협조’한다고 했고, D사는 ‘협조’ E사는 ‘대세’에 따르겠다고 했으며 F사는 윗분들의 방침을 못 받았다는 뜻의 ‘미방침’ G사는 우리사주도 유치원시절부터 그 앞길을 지나다녔기 때문에 사실은 자기네가 이 공사를 해야 한다고 들고 나와 이날 모임은 산산조각이 난 셈이 됐다.

우리끼리 말로 이날 모임을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마지막에 유치원을 들고 나와 반대한 G사뿐만이 아니고 협조한다, 대세에 따르겠다, 미방침이다 라고 말한 때부터 벌써 김이 빠진 모임이 아니겠는가, 다만 처음 ‘불참해서’, ‘원하는대로’, ‘적극협조’라고 말한 이들만 분명한 협조자라고 판단하자.

이러한 공사입찰 사전모임에서 가장 확실한 협조의사의 표현은 ‘불참해서 돕겠다’이고, 두 번째 표현이 ‘원하는 데로 돕겠다’ 이다, 이 뜻은 들러리를 서라면 서고 불참하라면 하겠다는 뜻, 그다음이 불참까지야 못하지만 배신을 않겠다는 ‘적극협조’다. ‘협조’, ‘대세’, ‘미방침’ 등은 사실은 협조할 뜻이 전혀 없지만 대중앞에서 굳이 인심까지 잃으면서 모나게 말할게 있느냐는 영악한 표현이고 보면, 오히려 사주의 유치원 예기까지 들먹이기는 했지만 결연한 반대의사를 표시한 쪽이 정직하다 할 수 있다.

차치하고 우리는 이 공사를 꼭 따야한다. 입찰시간 전까지 각개격파작전이다. 우선 유치원보다 국민학교가 높지않느냐고 우겨대고, 미방침사에게는 방침을 세우라고, 대세를 보는 쪽은 대세는 우리에게 있다고, ‘협조’사에게는 적극 협조하라고 소리쳐야한다. 우겨대는 쪽이 이기는 것이니까.<198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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