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운용한 기금 637조 원의 평균 수익률이 1년 만기 정기예금 수익률보다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재철의원(자유한국당, 안양동안을)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기금여유자금 운용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정부 기금 65개 중 수익률을 공개하지 않는 외국환평형기금을 제외한 64개 기금이 지난해 여유자금 637조원을 운용한 결과 평균 1.66%의 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인 연 1.7%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수익률이 가장 낮았던 지역신문발전기금(0.27%) 등 49개의 연간 수익률이 정기예금 금리를 밑돌았다. 지난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금은 국민연금기금(4.69%)이었다.

특히 26개 기금의 여유자금 2천131억원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하는 한국은행 국고계좌에 방치돼 있었다. 이들 기금은 필요할 경우 쓸 수 있도록 한은 계좌에 거액을 넣어두고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대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기금운용 주체들이 목표수익률을 낮게 설정하고 그에 맞추어 자산을 지나치게 안정적으로 배분해 실현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며 “기금운용 평가 때 목표수익률을 제대로 잡았는지에 점수를 많이 배정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현재 대부분의 기금은 대표자산의 예상수익률을 목표수익률로 설정하고 있는데 기금성과 평가 때 실현수익률 평가 점수는 100점 만점에 35점인 데 비해 목표수익률 평가 점수는 2.5점에 불과해 목표치를 도전적으로 설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해 정부의 여유자금 운용규모(평잔 기준)는 약 637조원으로 2015년 574조원에 비해 63조원(11%) 증가했다. 여유자금 규모는 2010년 이후 매년 10%씩 증가하는 추세다. 이들 기금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국민 세금에서 기금에 지원해주는 금액이 그만큼 줄어들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심재철 의원은 “1%대 저금리 시대 은행금리보다 기금 여유 자금 운용 수익률이 낮은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부는 막대한 기금 여유 자금을 운용하는 만큼 안정성과 수익률을 동시에 높일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64개 기금 중 여유자금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국민연금기금(515조5천억원)으로 전체의 81%를 차지했고 주택도시기금(40조8천억원), 산업재해보상보험및예방기금(13조3천억원), 사립학교교직원연금기금(13조3천억원) 등이 10조원 이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