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 제출된 ‘기계설비산업진흥법’과 ‘기계설비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두고 종합건설업계와 기계설비건설업계가 다시 충돌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정식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위원회 윤후덕 의원(예산결산특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은 11월23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7간담실에서 ‘기계설비산업 진흥’과 ‘기계설비 안전 및 유지관리’ 법제화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토론회에 앞서 오전에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윤 의원이 발의한 ‘기계설비산업진흥법안’이 오는 28일 국토분야 법안 심사를 위한 안건으로 상정돼, 토론회 열기가 더욱 높아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정식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계설비는 건축물이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음식으로 비유할 때 소금과도 같은 기반시설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하고, “이러한 중요성과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기계설비 분야는 다소 평가절하된 측면이 있어 ‘기계설비산업 진흥법’과 ‘기계설비 안전 및 유지관리법에 관한 법률’이 발의됐고, 두 법은 그동안 소외됐던 기계설비 분야의 진흥과 함께 국민안전과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는 1석 3조의 제정법안이라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윤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회장도 환영사를 통해 “기계설비산업 진흥법안과 기계설비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 깨끗한 공기와 깨끗한 물, 깨끗한 환경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향상시켜 쾌적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며, 기계설비의 효율적인 유지관리를 통해 건축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감소로 국가에너지 절감과 함께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시키며, 유지관리 전문분야 신설 및 커미셔닝 등을 통해 최소 5만개 이상 전문분야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설계·시공·감리·유지관리 등 기계설비산업 전체가 체계적인 관리 하에 발전되어 건설산업의 새로운 업역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어진 토론에서 이재식 대한건설협회 건설진흥실장은 “기계설비산업을 진흥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분리발주 용어만 쓰지 않았지 제정법률 조문에 사실상 분리발주를 도입할 수 있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고, 세부사항은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으며, “안전 및 유지관리법에도 기계설비분야 착공 신고, 준공 전 승인 등 향후 분리발주를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분리발주가 아니라는 규정을 명문화하든가 건설산업 통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법 제정에 앞서 설계와 시공, 유지관리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건설산업은 부처 이기주의가 결합해 108개의 업종과 업역으로 나뉘어 있고 개별 법령을 시행해 비효율적”이라며 “발의된 두 법안에 담긴 대부분의 조항은 건설산업기본법 등 관련법령과 상충되는 부분도 많아 혼란스럽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법령 테두리 내에서 행정규칙 정비로 보완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서는 개별법 제정보다는 건설산업 관련법 통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병훈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장은 “발의 법안은 4차 산업혁명에 부응한다는 현 정부의 핵심 정책방향에 부합하며 국민의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통합 발주가 세계적 추세인 만큼 분리발주에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