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발주자의 귀책 사유로 공사기간을 연장할 경우 공사기간연장 비용을 시공업체에게 적절하게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기획재정부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공발주 건설공사 불공정관행 점검 감사보고서를 3월22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작년 9월21일부터 10월27일까지 국토교통부 등 18개 기관을 대상으로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에 대한 불공정행위 점검을 실시하여 총 36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다.

감사원은 보고서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발주자의 귀책 사유로 공사기간을 연장할 경우 공사기간연장 비용산정 방법과 총사업비 조정신청 시기를 합리적으로 개정하는 등 공사기간연장 비용을 적절하게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특히 “공기 연장 비용에 관한 총사업비 협의를 하면서 공기연장 비용 신청을 준공일 전년도 5월 31일까지 1회만 허용하고,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제외한 실소요액만 반영하도록 규정한 것은 계약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가 변동,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한 계약금액 조정 때는 일반관리비ㆍ이윤을 포함해 집행하면서, 건설사 책임이 없는 사유로 발생한 공기 연장 비용에서 이를 빼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또한, 국가계약법 등에 발주자는 수급인의 계약상 이익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특약 또는 조건을 정하여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발주자가 계약단계에서 규정을 위반하여 특약을 설정하더라도 수급인은 향후 발주자와의 관계 등을 인식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발주자가 부당한 특약조건을 설정했는지 심사하고 부당행위가 발견되면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근거 규정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감사원은 감사기간 동안 철도시설공단 등 8개 공공기관이 진행 중인 34개 사업을 대상으로 하도급계약 부당특약 여부를 점검한 결과, 8개 기관 21개 사업 하도급계약의 계약특수조건(12건) 및 현장설명서(340건)에서 352건의 부당특약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원수급자가 대금을 현금수령하고도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할 경우 하도급대금을 어음으로 지급한 수급인들이 규정에 따라 적정 처분을 받을 수 있도록 위반내역을 관련 처분기관에 통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한데 이어서, 하수급인 등이 노무비를 다른 용도로 전용하여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사대금 중 노무비를 전용계좌로 지급한 후 발주자 등이 임금 미지급 여부 등을 검토·조치하는 노무비 구분관리제도의 법제화도 추진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감사원은 또, 발주자·수급인·하수급인의 관계에서 다양하게 발생하는 불공정행위 실태를 진단하기 위해 125개 종합건설업체(수급인)와 150개 전문건설업체(하수급인)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급인의 64.6%가 발주자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했고, 하수급인의 경우도 24.6%가 수급인의 불공정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발주자의 불공정행위 발생 원인으로 공사비 산정제도의 문제(63.8%)와 발주자의 과도한 책임전가(44.8%) 등을 꼽혔으여, 수급인의 불공정행위는 하수급인 보호정책의 실효성 부족(35.3%)과 통제장치의 부재(34.7%) 등에 기인한다고 응답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