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전북, 제주지역 9개 레미콘 조합들이 지방조달청에서 발주한 관수 레미콘 입찰에서 담합한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시정명령과 함께 총 101억9천700만원의 과징금을 물게됐다.

공정위는 2015년도 관수레미콘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각 지역별로 낙찰자와 들러리를 정하거나 각자의 투찰 수량을 합의하는 방식으로 담합한 이들 9개 레미콘조합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관수 레미콘은 공공기관이 주요 수요처로, 매년 지방 조달청에서 입찰을 통해 관할 지역에 있는 레미콘조합 등과 연간 단가계약을 체결하면 그 지역에 위치한 공공기관들이 계약된 단가로 레미콘조합 등으로부터 레미콘을 공급 받는 방식으로 거래되고 있다.

각 조합은 조합원(레미콘 업체)을 대표해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 및 계약 등의 과정을 진행하지만, 낙찰받은 물량에 대한 실제 납품은 조합이 공공기관의 납품요구에 맞춰 조합원에게 물량을 배정하면 각 조합원들이 공급하게 된다.

레미콘·아스콘 등 대량 수요물품은 1개 중소기업의 규모로는 공급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공동수급체 또는 조합만 참가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이 사건 3건의 입찰은 2015년 6월경부터 2016년 5월경까지 광주·전남, 전북, 제주지역의 공공기관들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레미콘에 대한 공급자 및 계약단가를 결정하기 위해 각 지방조달청이 발주한 입찰이다.

광주·전남지역 3개 레미콘 조합(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전남남부레미콘사업협동조합, 전남동부레미콘사업협동조합)은 광주지방조달청이 발주한 2015년도 관수레미콘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합의를 통해 각 분류별(지역별) 낙찰자와 들러리를 결정했다.

광주·전남지역 관수레미콘 입찰은 세부적으로 7개 분류로 나뉘어 발주됐는데,이 중 6개 분류의 입찰 건에서 담합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레미콘은 제조 후 60분(최대 90분) 이내에 공사현장(수요처)에 타설되지 못하면 폐기해야 하므로 공급시장이 생산공장의 일정 반경으로만 한정되는 특성이 있다.

이렇게 원거리에 납품하기 어려운 레미콘의 특성상, 각 조합들은 자신의 관할 지역에 속하는 입찰 건은 낙찰받고 싶었지만, 관할 지역을 벗어난 입찰 건에 대해서는 낙찰받을 의사가 없었다.

각 조합 입찰 담당자들은 2015년 5월경 입찰에 앞서 서로 접촉하여 각 분류 입찰에서 낙찰받을 의사가 있는 조합 (낙찰자)을 위해 다른 조합은 들러리로 참가해주기로 합의했다.

그로 인해, 각 분류(지역)에서 낙찰자는 자신이 다소 높은 가격으로 투찰해도 들러리가 항상 자신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찰해줄 것이라 신뢰하고, 낙찰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수차례 높은 가격으로 투찰할 수 있었고 결국, 평균 99.98%의 낙찰률로 낙찰받았다.
    
전북지역 3개 레미콘 조합(전라북도레미콘공업협동조합, 전북서남레미콘사업협동조합, 전북북서레미콘사업협동조합)도 전북지방조달청이 발주한 2015년도 관수레미콘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합의를 통해 각 지역별로 낙찰자와 들러리를 결정했다.

낙찰자는 수차례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여 평균 99.98%의 낙찰률로 낙찰받았다.

제주지역 3개 레미콘 조합(제주시레미콘사업협동조합, 제주광역레미콘사업협동조합, 서귀포시레미콘사업협동조합) 역시 제주지방조달청이 발주한 2015년도 관수레미콘 입찰에 참가하면서 사전에 각자의 투찰 수량을 합의했다.

다른 지역과 달리 제주지역은 제주특별자치도를 단일 분류(지역)로 묶어 입찰이 진행됐다.

각 조합의 입찰 담당자들은 입찰 당일(2018년 5월 28일) 오전, 서로 전화상으로 오후에 있을 입찰에 각각 제주시조합이 48만7천㎥, 제주광역조합이 43만㎥, 서귀포시조합이 43만㎥를 투찰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합의를 통해, 각 조합들은 설령 자신이 다소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여 3순위가 되더라도 미리 합의한 수량은 낙찰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실제 입찰에서 각 조합은 수차례 높은 가격으로 투찰하여 99.94 ~ 99.98%의 낙찰률로 낙찰받았다.

공정위는 이번에 적발된 9개 조합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1억9천7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광주·전남지역에는 ▲광주전남조합 15억9천900만원 ▲남부조합 17억4천800만원 ▲동부조합 18억8천100만원 등 총 52억2천800만원, △전북지역에는 ▲전북조합 13억5천900만원 ▲서남조합 14억4천만원 ▲북서조합 11억7천600만원 등 총 39억7천500만원 △제주지역에는 ▲제주시조합 4억2천800만원 ▲제주광역조합 2억5천100만원 ▲서귀포시조합 3억1천500만원 등 총 9억9천400만원을 각각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