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표준시장단가를 100억원 미만까지 확대하려는 목적이 소규모 공사까지 공사비를 깎아서 그 돈을 복지에 쓰겠다는 것이라는데, 영세 건설업자들은 도민이 아닙니까. 어려운 경기중에서도 건설경기는 더 바닥인데 왜 영세건설업자들은 안중에 없습니까.”

“경기도가 발의한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은 제목이 잘못된 것이다. 경기도 건설업체의 97%인 영세 중소건설업체를 죽이는 조례안을 내놓고 어떻게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안이라고 할 수 있는가.”

“‘표준시장단가’라는 용어부터가 국민들을 현혹하는 잘못된 용어다. 실적단가에 불과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조례안을 철회하라.”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가 10월30일 경기도청 신관 제1회의실에서 개최한 ‘표준시장단가 적용 관련 공청회’에는 500여명의 경기도 건설업계 관계자들이 몰려들어 회의실을 꽉 채웠으며, 지정토론을 마치고 방청객 질문시간이 시작되자 경기도   '조례안'에 대해 봇물처럼 반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날 발제에 나선 정용식 경기도 건설국장은 “중소업계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도는 발주자이기도 하다”면서 “발주자에게는 다양한 발주 선택권이 주워지는 것이 맞고, 발주자가 예산절감을 병행하여 고려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조례를 강행할 뜻을 명확히 했다.

이어서 토론에 나선 신영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책사업감시단장은 “표준품셈은 공공공사 가격담합 구조의 결정체”라고 지적하고, “표준품셈이 표준시장단가로 전환된 후, 실적공사비 단가보다 월등히 증가됐기 때문에 표준시장단가 적용으로 공사비가 감소됐다거나 100억원 미만 소규모 공사에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론을 이어간 홍성호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와 경실련이 등록업체 증가와 많은 업체의 입찰참가에 비춰볼 때, 적자시공이라는 건설업계의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건설사 매출액영업이익률이 2005년 5.9%에서 2015년 0.6%롤 1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면서, 토목건설사의 폐업이 급증하는 등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홍 연구위원은 또 “‘공사비 거품론’은 현실과 매우 동떨어지거나 건설업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공사비 거품이 있었던 2004년의 상황이 지금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토론에 나선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술정책연구실장은 “경기도의 표준시장단가의 도입 확대 주장은 실제 사업분석을 통해 사실관계를 제시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가격을 깎겠다는 것”이라며 “전문가 판단과 공학적 분석이 수반된 공사비 정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공청회에는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전원 참석하여 토론 내용을 끝까지 경청했으며, 토론회 좌장을 맡은 조재훈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장도 방청객들에게 심도있는 검토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