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수주난 속에서도 공사비가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된 공공공사의 유찰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예산이 부족한 발주기관들이 부족분을 과도하게 건설회사에 떠넘기려는 사례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올해들어 건설업계도 출혈 수주를 회피하는 경향이 점점 뚜렷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최근에는 재발주된 경상남도 마산의료원 신축턴키공사가 입찰참가사가 부족해 또 다시 유찰됐다.

조달청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이 대표사로 나선 1개 컨소시엄만 이 공사에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서류를 접수해 경쟁이 성립되지 않아 다시 유찰됐다.

앞서 1차 공고에는 책정 공사비가 너무 적어 아무도 PQ 서류를 접수하지 않아 자동 유찰된 바 있다.

건설업계는 이번 공사의 원가율이 1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체가 입찰에 참가하지 않아 유찰되는 사례는 지난 4월 턴키 방식으로 집행한 대구야구장 건립공사부터 시작됐다.

이 공사는 1차례 유찰뒤 추정금액을 1차 공고 때보다 120억원 늘린 1천134억원으로 집행해 재유찰을 모면했다.

이어 기본설계 기술제안입찰 방식으로 집행한 법무연수원 이전 신축공사(이하 추정금액 1천471억원)는 4차례나 공고했다.

또 한국환경공단이 턴키 방식으로 집행한 충주시 음식물 바이오가스화시설 설치공사(107억원)도 재공고했지만 한라건설 컨소시엄만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를 제출해 다시 유찰됐다.

최근에는 광주광역시가 턴키로 집행한 2015 광주하계U대회 다목적체육관 건립공사(915억원)가 2차례 유찰되는 사태를 빚었다.

1차 공고에서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실적심사를 신청했지만 GS건설의 실적 미달로 유찰됐고, 1차 공고에는 채산성이 부족해 아무도 실적심사를 접수하지 않았다.

광주시는 곧 이 공사의 실적기준을 완화해 3차 공고를 낼 예정이다.

또 교육과학기술부가 BTL방식으로 추진 중인 부경대 외 1개교 생활관 신축사업과 제주대 외 2개교 기숙사 건립사업도 1차 고시에서 유찰돼 재고시를 통해 유찰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