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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방지 가이드라인’ 무시하는 발주처
최무근 국장  |  cmkcap@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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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5  14: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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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간접비 청구 소송에서 느닷없이 건설업계가 대법원에서 패소한 이후 건설업계가 뒤숭숭하다.

특히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장기계속공사의 공기연장 간접비 개선 정책토론회’에 패널로 나온 김경준 대림산업 상무의 증언은 충격적이다.

대법원 판결이후 발주기관들이 간접비를 안주려고 하고, 아예 간접비 협의조차 안하려 든다는 것이다. 모공단에서는 간접비 청구하러 갔다가 제출서류를 파기당하기도 했다고 분노했다. 또, 용지보상 등이 제때 안되서 공기가 엄청 늘어난 계속비 공사를 발주처가 장기계속공사로 바꿔버리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계속공사에서 당초 계약보다 공기가 연장될 경우 발생하는 간접비는 시공사의 귀책사유가 아니라면 발주처가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

민주 정부가 국민들에게 일을 시키면서, 자기 사정으로 멈춘 현장에서 놀리게된 근로자 인건비와 서있는 장비 임대료를 제대로 안주고, 국민에게 전가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가. 

대법원의 판결은 현행법의 미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현행법의 미비는 법과 규정을 만드는 정부 책임인데, 불이익은 국민인 건설회사들이 당하는 꼴이다.

공공건설시장은 구조적으로 정부가 ‘갑’이고 국민인 건설회사가 ‘을’이다. ‘갑’이 법과 규정을 만드는 셈이다. 정부와 국민사이의 계약은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체결돼야 한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5조’에서도 이를 계약의 대 원칙으로 천명하고 있다.

저간의 문제점을 인식했다면, 법과 규정을 바꾸겠다고 건설업계가 여기저기 뛰어다니게 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솔선해서 신속히 나서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한술 더 떠서 발주기관들이 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아예 공기연장 간접비 청구를 접수조차 안하려 하다니, 이런 ‘후안무치(厚顔無恥)’가 없다.   

지난주 국무조정실은 ‘공공분야 갑질 근절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전 공공기관에 배포했다.

정부 위쪽에서는 ‘갑질’ 방지하겠다고 큰 소리 치고 있지만, 정부 아래쪽에서는 법과 규정 바뀌기 전에 ‘갑질’ 좀 마저 하겠노라고 바쁘다. 

관련부처와 지자체, 공공발주기관들은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잘 읽어보기 바란다.

지금 발주기관들이 간접비 안주겠다고 하는 행동들은 ‘갑질’이지 ‘예산절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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