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으로부터 최저가낙찰제 전산시스템 운영을 위탁받은 업체와 짜고 입찰내역서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공사를 수주한 건설회사가 있다는 정황이 포착돼 감사원이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2005년부터 매년 심심치 않게 들렸던 허위 해외건설 실적 논란에, 작년 건설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최저가낙찰제 입찰서류 조작에 이어 이번에는 정부전산시스템 위탁업체와 공모한 사건까지. 건설 입찰을 둘러싼 범법 행위가 끊이지않고 일어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턴키ㆍ최저가 할것 없이 담합행위로 적발되고 제재받는 업체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턴키 담합이야기가 잠잠해지나 했더니, 최근에는 LH의 최저가 아파트 건설공사와 관련, 건설사 간 담합의혹을 제기한 익명의 투서가 LH는 물론 공정위와 국토부 등 정부와 국회, 주요 발주기관 및 언론사 등 100여개 기관 및 기업에 발송되기도 해서 공정위가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온 나라의 사정기관이 건설업계 사정에 ‘눈코 뜰새’가 없어 보인다.

건설업계는 지난 몇년 간 부실과 비리로 국민에게 각인된 부정적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각 단체별로 혹은 각 건설회사들이 연중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많은 기부금을 내놨다.

수 백억을 모아서 극빈층을 위해 전국에 아파트를 무상으로 지어주기도 하고, 올해는 건설산업 이미지 개선사업을 위해 장기적 플랜까지 마련한 터다.

무엇보다도 건설업계내에서 자성의 기운이 돌면서, 그 동안 문제됐던 턴키입찰에서의 로비와 담합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몇몇 건설인들의 욕심이 부른 ‘사건’이 터질 때마다 그 동안의 건설인들의 노력이 덮이고 만다.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 없다.

법과 제도 그리고 행정력 만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범법을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건설업계에서 벌어지는 범법은 건설인들이 가장 잘 안다.

건설인들의 윤리의식이 자발적으로 자정기능을 할 수 있어야 건설비리가 사라질 수 있다.

이제 건설인들이 그 방법을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