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 공무원이 규제의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해당 규제를 폐지하거나 개선하는 ‘규제 정부 입증책임제도’를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3월27일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제 11차 경제활력대책회의’를 개최하고, ‘규제입증책임제 추진계획 및 시범실시 결과’를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은 경제단체·기업 등 산업 현장의 규제개선 건의과제 및 부처별 소관 행정규칙에 대한 규제입증책임 전환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필요시 재검토 기회 부여 등을 통해 규제입증책임제 조기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위해, 1단계로 각 부처별로 규제개선 민원이 많은 2~3개 분야의 480여개 행정규칙을 5월까지 정비 완료할 예정이며, 2단계로 나머지 1천300여개 행정규칙을 정비하여 올해 한 해동안 총 1천780여개를 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입증책임 전환과정에서 생명·안전·환경 등 필요한 규제가 무분별하게 완화되는 일이 없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규제입증책임제는 기획재정부가 지난 1월3일부터 3월7일까지 국민생활·기업활동과 밀접한 외국환 거래, 국가계약, 조달분야 규제를 대상으로 우선 시범실시했다.

기재부는 해당 규제를 담당자가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한 후 민간 전문가 중심의 ‘규제검증T/F’에서 검증·심사한 결과, 이들 3개 분야 규제 총 272건 중 83건(30.5%)을 전격 폐지·개선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먼저 국가계약 분야에서는 모두 26건(폐지 6건, 개선 20건)을 정비한다.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제도(PQ) 신인도 항목에서 가점폭(최대 +3점)에 비해 과도하게 설정되어 있는 감점폭을 축소(현행 -10점에서 -5점)하고,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은 자에 대한 신인도 감점(-2점)을 폐지한다.

또한, 신인도 항목에 대해서는 발주기관이 임의로 추가·제외하지 못하도록 개선하여 계약참가자의 예측가능성 제고키로 했다.

과도한 저가투찰 유인을 방지하기 위해 종합심사낙찰제 가격평가 기준도 개선했다. 균형가격 대표성 확보를 위해 균형가격 선정기준을 입찰가격 상위 40%~80% 평균에서 20%~80% 평균으로 개선하고, 동점자 발생시 입찰가격이 낮은 자보다 균형가격에 근접한 자가 우선 낙찰되도록 개선했다. 현재까지는 공사수행능력점수가 높은 자 → 입찰금액이 낮은 자 → 최근 1년간 수주건수가 낮은 자 순이었다.

공사원가·선금 등 개선으로 금전부담도 경감시켰다. 법령상 지출의무가 부여된 법정부담금(임금채권부담금 등)이 공사원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예정가격 작성기준을 개선했다. 또 필요한 경우 기업이 선금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도록 기업이 신청할 경우 잔여이행기간에 관계없이 선금 지급 허용(현재 잔여이행기간 30일 이내인 경우 선금 지급 불가)하고, 기업이 선금의 조기정산 완료에 대한 증명서류를 요청시 발주기관의 발급을 의무화하여 보증수수료 절감이 용이하도록 했다.

이밖에도, 산출내역서 제출 시 위·변조 방지 방법으로 인감 간인 외 천공방식 등을 허용하여 입찰 참가기업의 편의성를 제고했다. 또한 1식단가의 경우 불가피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설계변경 등 계약금액 조정 근거를 명시하는 등 관련 지침을 마련했다.

조달 분야에서는 모두 25건(폐지 6건, 개선 19건)을 정비하기로 했다.

입찰신청서 제출 후 未참가자(1회계연도 3회이상), 적격·종합심사 자료 未제출·심사포기자, 턴키공사 실시설계서 未제출자 등에 대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규정을 폐지하고, 고의 무효입찰에 대한 세부 기준을 마련하여 입찰과정에서의 경쟁을 확보하고 참여 기업의 부담을 완화했다.

담합 자진신고업체에 대한 처벌 면제·경감 조항도 마련했다.

입찰·이행 등 조달과정에서의 보증부담도 완화했다. 계약미체결 우려가 큰 자에 한해 입찰보증금을 예외적으로 납부하도록 변경하여 입찰 참가기업의 부담을 경감시켰고, 종합심사낙찰제·기술형입찰 등 큰 규모의 공사의 경우에도 적절한 보증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밖에도 외국환거래 분야에서는 모두 32건(폐지 10건, 개선 22건)을 정비한다.

저축은행·우체국 등 해외송금 규제를 폐지하고 증권·카드사 해외송금한도를 현행 3천달러에서 5천달러로 상향한다. 현재 저축은행 내·외국인 모두 해외송금 불가능하고 우체국은 내국인만 해외송금 가능하다.